해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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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항댐 건설 지역을 지나 삼도봉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언제나 해인리에 도착할까 고민할 즈음 창문 밖으로 호두나무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내릴 준비를 하고 짐을 꾸려도 된다. 해인리에 이를 때쯤이면 차창 밖으로 호두나무 한두 그루가 눈에 띄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해인리의 아랫마을인 윗두대로 들어서면 이미 많은 호두나무가 군락을 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또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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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삼도봉 아래 오지 마을 중 하나였던 해인리 해인동에도 밀려드는 사람으로 북적이던 때가 있었다. 근래 교통이 좋아져서야 사람들의 발길이 시작되었을 것 같은 이곳에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을까? 1940년에서 1950년 후반까지 사람들은 금빛을 따라 해인동으로 몰려들었다. 김용원[1947년생] 씨에 따르면, 1940년대 해인동은 인근 자연 마을인 대야, 숙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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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 해인동에 가면 오미자 밭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옛날에 우리 콩·고추 같은 것 심었는데. 아랫마실[윗두대]에 가보니까 흔한 열매가 아니다 본께[보니깐]. 그래서 내 생각에 딴 농사 카면 안 낫겠나 싶어 시작한 거야.” 해인동의 오미자는 김석우[1934년생] 씨가 1984년경 윗두대에 사는 이기후 씨에게서 들여왔는데, 당시 김석우 씨는 오미자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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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역에서 내려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를 잠시, 버스정류장에서 해인리 가는 길을 물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젊은 사람들은 고개를 몇 번 내저으며 자리를 피하기만 한다. 그런데 잠시 후 할머니 한 분이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해인리 가요? 왜 삼도봉 갈려고……. 근데 여기서 멀어…… 그 동네 버스 안 가. 하대리까지 가서 걸어가.” 그리하여 조사자는 8월 여름 따가운 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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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을 해인리 해인동에서 믿음과 사랑을 쌓아 가는 부부가 있다. 바로 마을 토박이로 본 조사에 많은 도움을 준 김석우[1933년생]·김복수[1936년생] 부부이다. 김석우 씨는 해인리 해인동 출신으로 한평생을 해인리에서 살았다. 그의 아내 김복수 씨는 광산김씨로, 다섯 살 때 마을로 들어와 지금까지 마을과 함께하고 있다. 이 부부의 첫 만남은 유년 시절[1930년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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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에 속하는 법정리. 신라 시대에 마을 뒤 삼도봉[1,176m] 골짜기에 있던 해인사(海印寺)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일설에 삼도봉 해인사가 경상남도 합천군으로 옮겨 간 것이라고 하나 확인할 길은 없다. 조선 말 지례군 상서면에 속했던 지역으로 1914년 윗두대·해인동이 통합되어 김천군 부항면 해인리로 개편되었다. 1949년 금릉군 부항면 해인리로 개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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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 해인리 동제는 음력 1월 14일에 부항면 해인리를 지켜 주는 수호신에게 주민의 무탈과 풍년을 빌며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이를 ‘해인동 산신제’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까지 지례현 서면에 속했던 해인리는 백두대간 준령의 하나인 삼도봉 아래에 위치한 산간 오지 마을로 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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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부항면 사등리에 있는 부항면사무소 앞에서 승용차로 출발하여 해인리로 들어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윗두대’가 나온다. 한적한 이 마을을 지나서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오미자터널이 반갑게 손님들을 맞는다. 오미자터널을 통과하고 몇 번의 굽은 길을 지나면 검은색 기와지붕을 얹은 광산김씨 재실인 둔암재가 기품 있게 서 있다. 해인리는 과거 광산김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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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해인리 해인동은 오미자의 붉은빛과 호두의 푸른빛이 서로 경쟁이나 하듯 푸른빛과 붉은빛의 조화 속에서 울긋불긋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런데 해인동에 오미자를 처음 들여온 사람은 김석우(1933년생) 씨로, 1984년 아랫마을인 윗두대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2000년대 초 웰빙 바람이 불자, 해인동으로 귀농한 주민들이 오미자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2010년 현재 전체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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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해인리 해인동의 호두는 집단으로 대량 생산하여 돈으로 바꾸는 소득 작물이 아니었다. 해인동을 비롯한 주변 마을에 호두나무는 많았지만, 호두를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100% 사람의 손을 타는 호두는 일반 서민이 먹기 힘든 음식이었고, 따라서 찾는 사람이 드물기에 생산하는 양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인리에서는 대부분의 집 마당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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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 해인동은 원래 지금의 자리보다 아래쪽 서낭당 부근에 터를 이룬 마을이었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과거 해인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화재를 피해 한 가구, 두 가구씩 현재의 마을 터로 옮겨 오면서 결국 지금의 해인동이 만들어졌다고 이종출[1936년생] 씨가 전해 준다. “옛날 저 밑에, 거기 장승 서 있고 한 데, 거기 마을이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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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항면 서쪽 끝 약 500m 높이에 자리한 해인리 해인동의 사면은 산이다. 이쪽을 봐도 계곡, 저쪽을 봐도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에서 평지는 제한된 공간에만 위치한다. 삼도봉을 등지고 부항면 방향 계곡을 따라서 좌우로 펼쳐져 있는 대지가 해인동 사람들이 유일하게 경작할 수 있는 농지다. 인구가 늘어나서 마을을 확장하기 위한 방법은 삼도봉을 향하거나 또는 부항면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