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5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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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祭禮 |
영어음역 | Jerye |
영어의미역 | ritual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
집필자 | 황금희 |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돌아가신 조상이나 특정한 신명(神明)을 받들어 복을 빌기 위해 행하는 추모 의례.
[개설]
제례란 제사를 지내는 예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관행되고 있는 가정 제례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기일(忌日)에 지내는 제사인 기제(忌祭), 고조 이상 불천위까지 지내는 시제(時祭), 명절에 지내는 차례(茶禮)로 나누고 있다. 오늘날 대개 제사라고 하는 것은 선조의 사망한 날을 맞아 지내는 기제를 일컫는다. 제사의 형식은 정성들여 마련한 음식을 진설한 후 절을 올리고 축문을 읽으며 돌아가신 이를 추모한다.
제사는 4대조까지만 지내는 4대 봉사가 원칙이다.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의 기씨 종가에서는 4대 봉사를 고수하고 있어 일 년이면 15번 정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그러나 3대 봉사 혹은 2대 봉사만 하거나 일 년 중 특정한 날을 잡아 한 번에 합동으로 행하는 경우도 있다.
제수는 신명에게 바치는 음식이므로 정성을 다하여 깨끗하게 차려야 하며,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은 하지 않는다. 제수는 관습에 의하면 아무리 가세가 어려워도 한 항목에 두 가지는 해야 하며, 아무리 재산이 많다 하여도 한 항목에 다섯 가지를 넘지 못한다. 제수를 진설하는 순서와 위치는 지방과 가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공통적인 점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포는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에 놓는다는 좌포우혜(左脯右醯), 어류는 동쪽에 놓고 육류는 서쪽에 진설한다는 어동육서(魚東肉西), 동쪽에는 붉은색 제수를, 서쪽에는 흰색 제수를 놓는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생선의 머리는 동쪽에 놓고 꼬리는 서쪽으로 향한다는 두동미서(頭東尾西), 메(밥)는 왼쪽에 놓고 갱은 오른쪽에 진설한다는 반좌갱우(飯左羹右), 익지 않은 제수는 왼쪽에 놓고 익은 제수는 오른쪽에 진설한다는 생동숙서(生東熟西), 과일의 경우 서쪽부터 대추·밤·배·감의 순서로 진설한다는 조율이시(棗栗梨柿) 등의 진설법이 전해 온다.
[연원 및 변천]
원시 사회에서 천재지변이나 사나운 맹수 등의 공격과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천지신명에게 절차를 갖추어 빌었던 데서 제사의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원시적인 형태의 제사가 일정한 형식과 절차를 갖추게 된 것은 유교 사상과 그 문화의 영향이다. 조선시대 이래 제례는 기본적으로 유교적 이념과 절차에 의해 시행되어 왔으며 『주자가례(朱子家禮)』와 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의 『격몽요결(擊蒙要訣)』, 도암(陶庵) 이재(李縡)[1680~1746]의 『사례편람(四禮便覽)』 등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종류]
1. 기제
기제는 고인이 별세한 날인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기제는 장자가 고조까지 4대를 봉사(奉祀)한다. 요즈음은 부모와 조부모만 따로 지내고, 그 윗대 조상은 일 년에 한 번 합사(合祀)하는 경우가 많다. 기제사는 주로 안방에서 모시며, 저녁 10시경에 진설한다. 순서는 강신(降神)으로부터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첨작(添酌), 개반삽시(開飯揷匙), 합문(闔門), 계문(啓門), 헌다(獻茶), 철시복반(撤匙覆飯), 사신(辭神), 음복(飮福), 철상(撤床)의 순서로 지낸다.
기제사 음식은 예서에 명시된 것을 기본으로 하고, 고인이 평소에 즐겨 하던 음식을 올려도 무방하다고 한다.
2. 시제
일반적으로 5대조(五代祖) 이상은 일 년에 한번 묘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묘제·시제·시향(時享)·시사(時祀)·세일사(歲一祀)라고도 한다. 고창 지역에서는 이를 ‘시양’ 또는 ‘세양’이라고 부르며 “시양 지낸다.”, “세양 지낸다.”고 한다. 고창 지역에는 마을에 각 문중의 제각 혹은 사당이 상당수 남아 있는 편으로, 전국 각지에서 후손들이 찾아와 성대하게 시제를 지낸다. 제사 기간은 대체로 3월과 10월에 집중되어 있다. 시제에서 차리는 제수는 기제사나 차례와 달리 익히지 않은 생식을 원칙으로 한다. 최근에는 일부 문중에서 시제 날짜를 변경하고, 음복의 편의를 위해 익힌 숙식으로 바꾸어 지내는 등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 차례
차례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이다. 차례의 대상은 기제나 시제와는 달리 모든 조상이 다 해당된다. 차례 음식은 기제와 별반 다르지 않으나 설에는 떡국을, 한식에는 진달래 화전과 쑥절편, 추석에는 송편 등 계절 음식을 올린다. 요즘에는 설과 추석 명절에만 지낸다. 한식에는 성묘를 간다.
[절차]
제사 절차는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사당에서 신주를 내모시는 출주(出主)를 하면 참사자들이 조상신에게 참배를 하는 참신을 하는 것이 먼저이다. 이어서 주인이 분향과 헌작으로 신의 강림을 바라는 강신을 한 다음, 따뜻한 음식을 진설하는 진찬(進饌)을 하고, 첫 번째 잔인 초헌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독축을 하여 제사를 지내는 이유를 고한다. 두 번째 잔인 아헌은 주인 부인이 올리고, 세 번째 잔인 종헌은 연장자나 귀한 손님이 한다.
삼헌을 마치면 조상신이 음식을 흠향하도록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올리는 유식(侑食)과 술을 더 따르는 첨작을 하고 합문을 한다. 잠시 문을 닫고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문을 여는 계문을 한다. 이어서 숭늉을 올리는 헌다를 하고, 숟가락을 거두고 메 그릇의 뚜껑을 덮는 철시복반을 한다. 참사자들이 재배하여 조상신을 전송하는 사신을 한 후, 신주를 사당으로 되모시는 납주(納主)를 한 다음 참례자들이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을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고창군에서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집안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고창읍내 쪽은 소, 돼지, 닭 등 육류가 많이 쓰이며, 바다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조기 이외에도 상어, 준치, 장대, 병치, 숭어, 홍어, 건어포 등의 생선과 어패류의 해산물이 풍부하고, 산골 지역은 산나물 종류가 다양해진다.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의 기씨 가문에서는 시제를 지낼 때 숭어를 사용하는데, 숭어가 자손을 많이 낳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숭어를 지단으로 감싸는 조리를 하는데, 이는 숭어가 하늘로 올라가 용이 되는 것처럼 자손들도 벼슬이 높게 올라가 승진하기를 바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