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700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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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泗沘遷都 |
영어음역 | Sabicheondo |
영어의미역 | Transfer of the capital to Sabi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사건/사건·사고와 사회 운동 |
지역 | 충청남도 공주시 |
시대 | 고대/삼국 시대 |
집필자 | 정재윤 |
성격 | 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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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시작)연도/일시 | 538년(성왕 16) |
발생(시작)장소 | 웅진[공주] |
관련인물/단체 | 성왕(聖王)[?~554] |
[정의]
538년(성왕 16) 백제 제26대 성왕이 웅진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사건.
[개설]
고대 사회에서 도읍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이다. 천도는 곧 중심지의 이동이며, 지배 세력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렇기에 고구려 장수왕(長壽王)의 평양 천도 이후 국내성에 거주한 귀족들의 반발이나 신라 신문왕(神文王)의 달구벌(현 대구) 천도 실패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지배 세력들의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성왕의 사비 천도 또한 지배 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왕권 및 중앙 집권적 지배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적 배경]
백제(百濟)는 한성(漢城) 함락 후 웅진(熊津)[현 공주]으로 천도하였지만 이는 고구려의 남하를 막아내기 위한 수세적 측면이 강하였다. 더욱이 개로왕(蓋鹵王)이 고구려군에 사로잡혀 참수되는 등 왕권이 실추되면서 국가를 운영할 만한 힘이 매우 약화되었다.
이에 동성왕은 웅진 부근의 토착 세력인 신진 세력을 등용하여 한성에서 내려온 귀족들을 견제하면서 왕권 강화를 시도하였다. 그 성과가 가시화되자 동성왕은 웅진 지역을 벗어나 사비(泗沘)[현 부여] 지역에 관심을 기울였다. 웅진은 방어하기에는 적당하지만 대규모 시설과 인구가 존재하기에는 협소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비 천도는 협소한 웅진 지역이 갖는 지리적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동성왕(東城王)이 시해되어 이를 지속할 수는 없었지만, 무령왕(武寧王) 때 적극 추진된 집권력 강화를 통해 더 이상 협소한 웅진 지역이 도읍으로서 기능을 하기에는 벅찰 지경에 이르렀다. 뒤를 이어 즉위한 성왕은 무령왕 때 추진된 16관등제와 22부제 등의 중앙 관제를 정비하고 지방 통치 조직인 5부(五部)·5방(五方) 제도를 완비하여 국가의 효율적인 통치를 실현하였다. 성왕은 왕권 강화와 경제 기반의 확대, 통치 체제의 정비 등을 이룩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동력으로써 백제의 새로운 위상에 맞는 수도 이전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경과]
538년(성왕 16) 성왕은 국호를 남부여(南夫餘)로 개칭하면서 수도를 사비로 옮겼다. 국호를 백제에서 남부여로 개칭한 것은 부여족의 단결을 도모함으로써 수도를 옮기는 것에 대한 귀족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었다.
[결과]
사비 천도 후 성왕은 전제 군주라고 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였다. 또한 사비 천도 후 한성 지역에 기반을 둔 진씨와 해씨 세력의 힘이 약화되고 사씨 세력이 상좌평과 대좌평 등 최고위직을 차지하며 급부상하였다. 이 때문에 사씨 세력의 기반을 사비로 보고, 사비 지역으로의 천도는 이들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왕은 사비 이남 지역의 드넓은 평야 지역의 생산물을 바탕으로 경제력을 확충하면서 국력을 더욱 신장시킬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541년 신라와 다시 연합하여 한강 유역으로의 진출을 꾀한 결과 551년 한강 하류의 6군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의의와 평가]
성왕의 사비 천도는 수세적인 웅진 천도와 달리 여러 측면에서 높이 평가된다. 웅진 천도 이후 동성왕과 무령왕이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백제 중흥의 기반을 다졌다면, 성왕의 사비 천도는 이를 토대로 한 개혁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계획적인 천도라는 측면에서 백제 사회의 도성 체제와 통치 조직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천도 이후 정국의 운영이 왕 개인의 힘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서 제도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