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양주시에 묘소와 신도비가 있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가계]

본관은 안동. 자는 사원(士元). 고조할아버지는 공안부윤을 역임하고 호조판서에 추증된 권숙(權肅), 증조할아버지는 판제용감사로 한성부좌윤에 추증된 권순(權循)이다. 할아버지는 제용감 판관을 거쳐 이조참의에 추증된 권실(權實)이고, 아버지는 공조참의를 지낸 권령(權齡)이다. 어머니 박씨는 충주의 명문가 출신으로 개천군수를 지낸 박신함(朴信諴)의 딸이다. 형은 대사헌을 역임한 권홍(權弘)이다. 부인은 해주 오씨(海州吳氏)로 전생시봉사(典牲寺奉事) 오치정(吳致精)의 딸이고 혜산첨사 증 한성부우윤 오영종(吳令從)의 손녀이다. 자녀는 3남 1녀를 두었다.

[활동 사항]

권박(權博)[1475~1547]은 1508년(중종 3) 음보(蔭補)[조상의 덕으로 벼슬을 얻는 것]로 도화서별제(圖畵署別提)가 되었다. 1509년(중종 4) 부친상을 당하여 삼년상을 치르고 활인서별제가 되었고, 1514년(중종 9) 양어머니 사망 후 상복을 벗은 다음에는 전설사별제를 거쳐 사재감직장으로 승진하였다. 1522년(중종 17) 군자감주부,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사헌부감찰]를 지냈다. 이듬해 태인현감이 되었다.

1528년(중종 23) 광흥창주부(廣興倉主簿)에 이어 울진현령으로 3년간 재임하였다. 이후 병으로 벼슬을 내놓고 낙향하였다. 1531년(중종 26) 사도시주부, 1532년(중종 27) 의영고령(義盈庫令), 1533년(중종 28) 통천군수, 1538년(중종 33) 선공감첨정을 거쳐 광흥창수(廣興倉守)로 옮겼다.

광흥창수를 할 때는 농부들이 매일 내야 하는 초가(草價)[곡식 외에 볏짚이나 풀로 내는 세금]를 면제해 주었고, 선공감부정(繕工監副正)을 지낼 때는 사사로이 장인을 부리는 관행을 깨고 일절 개인적인 일을 시키지 않았다. 1540년(중종 35) 장단부사로 부임한 뒤에는 도량형을 바로잡기도 하였다. 기름의 양을 속이려고 입구가 넓고 바닥이 볼록한 되가 널리 사용되는 것을 보고, 이를 고치도록 한 것이다. 그해 가을 재해가 발생하자 책임을 물어 해직당했다.

1541년 사온서령(司醞署令)을 거쳐 군기시첨정(軍器寺僉正), 광흥창수, 군자감부정 등 여러 관직을 옮겨 다녔다. 1543년(중종 38) 공주목사, 1546년(명종 1) 도총부경력(都摠府經歷), 상주목사 등을 지냈다. 1547년(명종 2) 2월 20일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문학을 좋아하여 사마시(司馬試)를 위한 모임을 조직하여 잔치를 베풀고 잘 이끌었다.

[묘소]

권박의 묘소는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양주시 화합로]에 있다. 부인 해주 오씨가 1542년 8월 25일에 세상을 떠나자, 양주 고을 북쪽 천전리 서남쪽을 바라보는 언덕에 장사 지냈다. 권박이 세상을 떠나자 부인의 묘를 옮겨 와 합장하였다.

[상훈과 추모]

권박의 발인 날이 되자 고을의 노인들이 제물을 가지고 와서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에 신도비가 세워져 있다. 1575년(선조 8) 이조참판에 추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