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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301751
한자 抑鬱- 將帥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집필자 조영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2003년연표보기 - 조사자 강진옥·강성숙·유효철·권선영·김지은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5년연표보기 - 『양주의 구비문학』제2권 자료편에 수록
관련 지명 말무덤 -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광석리 307 부근지도보기
채록지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만송2리지도보기
성격 설화|전설|신이담|지명 유래담
주요 등장 인물 선비|첫째 장수|둘째 장수
모티프 유형 날개 달린 아기장수|용마와 말무덤

[정의]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에서 말무덤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는 한집에 장사 둘이 나면 역적으로 몰려 나라에 붙들려가 죽임을 당할까봐 둘째 아들을 죽였다는 아기장수담이다. 또한 아기장수 유형 가운데 ‘날개 달린 아기장수와 용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아기장수의 신이한 능력과 관련한 신이담이자 말무덤과 관련한 지명 유래담이다. 신이담은 신이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과 관련한 이야기이고, 지명 유래담은 특정 지명의 내력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강진옥 등이 집필하고 박이정에서 간행한 『양주의 구비문학』2-자료편에 실려 있다.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는 2003년 1월 9일 강진옥·강성숙·유효철·권선영·김지은 등이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만송2리[현 양주시 만송동]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이종부[남, 85]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한 선비에게 아들 형제가 있었는데, 아들 둘이 모두 힘이 장사였다. 첫째가 어렸을 때 선비가 아이의 겨드랑이를 보니 조그마한 날개가 있었다. 그런데 둘째가 태어나서 그 아이의 겨드랑이를 보니 첫째보다 배는 더 큰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이었다. 옛날에 장사가 둘이 있으면 그 집안은 망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선비는 아이를 죽일 수도 없고 해서 근심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죽은 선비 부인의 제삿날이 되었다. 그 선비의 집 앞에는 커다란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 감나무에서는 감이 매년 꼭 세 개씩만 열렸다. 그 감은 높은 곳에 있어서 선비가 올라가서 딸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첫째 아들이 날아 올라가야만 딸 수 있었다.

선비는 장에 나간 첫째가 집으로 돌아와서 감을 따오기를 기다렸는데, 날이 저물도록 첫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감나무 밑에서 첫째를 기다리던 선비를 본 둘째 아들은 자기가 감을 따오겠다고 했다. 선비가 “네가 어떻게 저 높은 곳에 있는 감을 딸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둘째는 “형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하겠어요?”라고 말하고는 날아오르더니 감을 따왔다. 선비는 ‘제 형보다 날개가 배는 더 길더니, 참 큰 장사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행여 첫째가 둘째를 죽일까봐 걱정이었다.

장에 갔던 첫째가 돌아와서 감을 따겠다고 하자 선비는 이미 둘째가 감을 땄다고 하였다. 그러자 첫째는 한집에 장사 둘이 나면 역적으로 몰려 나라에 붙들려가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남의 손에 죽는 것 보다는 자기 손에 죽는 것이 나을 테니 둘째를 죽여야겠다고 하였다. 선비는 장사가 둘이 있으면 그만큼 더 많은 적들을 물리칠 수 있으니 나라에서도 좋아할 것이라고 하며 첫째를 말렸다. 그러나 첫째는 선비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제사를 지내고 모두 잠이 든 새벽, 첫째가 몰래 일어나 둘째의 겨드랑이를 보니 자기보다 더 큰 날개가 자라 있었다. 첫째는 그 날개를 인두로 지지려고 하였는데, 이에 놀란 둘째가 잠에서 깨어나 무슨 일이냐고 했다. 첫째는 한 집안에 장사가 둘이나 되면 나라에 멸족을 당할 테니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집안을 위해서 너를 죽여야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둘째는 그렇게 불로 지져서는 자기를 못 죽이고, 자기가 죽으려고 해야 죽는다고 하며 소용없는 짓이라고 하였다. 그래도 첫째가 인두로 둘째의 날개를 계속 지지려 하자, 둘째는 첫째의 손을 잡고 그만하라고 하였다. 첫째는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지만, 둘째의 힘이 더 세서 꿈쩍도 할 수가 없었다. 둘째는 계속해서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첫째는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한다며 둘째에게 죽으라고 하였다.

소동에 잠이 깨어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선비는 둘째에게 “형이 죽으라고 그러면 죽어야지, 별 수 있니? 죽어라.”라고 말했다. 둘째는 그 말을 듣고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자기 손으로 날개를 떼어 버렸다. 그리고는 비상 한 봉지를 가지고 오라고 하여 그것을 먹었다. 둘째는 자기가 죽은 뒤에 말 한 마리가 올 것이니, 그 말을 자기와 함께 잘 묻어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말을 건드렸다간 온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죽어 버렸다.

선비와 첫째는 둘째의 장사를 지냈다. 그런데 사흘 뒤에 집 밖에서 별안간 말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 울음소리를 들은 첫째와 선비가 보통 말의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밖으로 나가 보니, 큰 말 한 마리가 둘째의 무덤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말은 무덤 주위를 열 한 바퀴 돈 다음, 하늘로 다리를 뻗으며 스스로 죽어 버렸다.

선비와 첫째는 둘째의 유언대로 그 말을 둘째의 무덤 옆에 묻어 주었는데, 그날 밤부터 둘째와 말이 선비의 꿈속에 나타나 자기를 꼭 죽여야 했느냐며 한탄을 하였다. 선비가 며칠 뒤 둘째와 말의 무덤을 찾아갔는데, 무덤 위에 각각 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다. 첫째가 그 꽃도 보기 싫다며 꽃을 꺾으려고 하자, 선비는 괜히 화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며 첫째를 말렸다.

이튿날 선비가 사랑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보니, 그 옆에 꽃 두 송이가 나란히 꺾어진 채 놓여 있었다. 그것을 본 선비는 아까운 인물을 죽였다고 아쉬워하며, 그 꽃을 다시 무덤으로 가지고 가서 잘 묻어 주었다. 그리고 둘째를 위안하는 글을 지어 첫째에게 읽게 하고, 삼색실과를 차려 둘째와 말의 무덤 앞에서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선비의 꿈에 둘째와 말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아 선비가 비로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둘째와 말이 묻힌 무덤을 말무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의 주요 모티프는 ‘날개 달린 아기장수’, ‘용마와 말무덤’ 등이다.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는 아기장수 유형에 해당하는 이야기로서 전국에서 광범위한 분포를 보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에서도 유사한 유형이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가 기존에 ‘날개 달린 아기장수와 용마’로 유형화된 이야기와 다른 점은 첫째 장수에 의해 둘째 장수가 제거된다는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에서 첫째로 태어난 아기장수는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되지만, 둘째로 태어난 아기장수는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제거되어야 한다. 아기장수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고 힘이 장사인 데다가 민첩하기까지 하여 장수로서의 뛰어난 기질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아기장수 유형의 이야기에서는 대체적으로 주위 사람들이 아기장수의 능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이려 하며, 아기장수의 존재를 거부한다.

「억울하게 죽은 둘째 장수」에서 첫째 아기장수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는 이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첫째 아기장수와 아버지는 기존의 사회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같은 입장에 서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둘째 아기장수의 능력은 사회를 변혁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죽임을 당한다. 첫째 아기장수는 둘째 아기장수가 자신보다 날개가 큰 위협적인 존재임을 알고 둘째 아기장수를 죽음으로 몰고 있다. 한편 둘째 아기장수의 죽음에 이어 출현한 용마는 둘째 아기장수의 신이성과 비극성을 다시 한 번 극적으로 드러내 주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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