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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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세미 주머니,시준 조마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선영란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흰 베나 삼색 베에 쌀을 조금씩 넣어 만든 주머니로 일반적으로 자식을 위해 집 안에 모셔 놓는 것.
[개설]
세존주머니는 그 해 짠 첫 베로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쌀을 넣어 안방 안쪽 문 위에 걸어두는 것을 말한다. 세미 주머니, 시준 조마니라고도 한다. 여기에 넣는 쌀은 세미 쌀 또는 해미(解米) 쌀이라고 한다.
[연원 및 변천]
1. 시종면 신학리 1구 정동[샘몰] 마을 사례
주민 최용호[남, 71세, 1999년 조사]는 세존 주머니를 혼례와 관련지어 설명한다. 신랑이 초행길을 떠날 때 큰방 문 위에 하나 걸어 놓고 마을 앞 당산나무나 소나무 등에 걸어 두고 가거나, 신부가 신행 길에 가마 속에 여러 개 넣고 가다가 당산나무나 징검다리, 물가, 샘, 궂은 곳 등을 지날 때마다 던지거나 나무에 걸어 놓고 가면 잡귀가 그것을 먹고 범접하지 않고 잠을 앗아간다고 믿고 있다.
정동 마을 모든 주민이 세존 주머니를 모셨던 것은 아니나, 남편보다 자식을 위한 것으로 “귀한 자식들 잘 크라고 그렇게 해 놓는다.”라고 말한다.
2. 시종면 봉소 2구 원봉소 마을 사례
주민 박매실은 세존 주머니를 가리켜 시준 할마니라 부르고 있다. 세존 주머니를 모시는 것은 집안에 자손이 귀해서 자손을 위해 모시는 것이라 한다. 세존 주머니는 시어머니 때부터 모시던 것으로 안방 들어가는 문 안쪽 바로 위에 걸려 있는데, 지앙 오가리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처음 세존을 모실 때 아홉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쌀을 동냥하였으며, 처음 짠 베인 ‘가슴내기’로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쌀을 넣어서 걸어두었다고 한다. 세존 주머니의 쌀은 매년 교체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집을 고칠 때 지앙 오가리와 세존 주머니를 곳간에 옮겨 모신 적이 있었다. 옮길 때도 날을 따로 받았는데, 시할머니 제사 뒷날에 맞추어 옮겼다고 한다. 그 뒤 집을 고치고 지앙 오가리와 세존 주머니를 안방으로 다시 옮겨 모실 때, 세존 주머니의 베가 너무 새까맣게 되어 있었다. 제보자는 “할마니, 지금은 세대가 바뀌어서 전부 다 나일론 옷도 입고 다 깨끗한 옷을 입는디 너무 꺼만께 여기 위에다 창호지를 입혔소.” 하고 읊조린 뒤에 세존주머니 위에 창호지를 입혀 안방에 걸어 두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원봉소 마을의 박매실은 시어머니가 생전에 하던 대로 명절이면 세존 주머니가 걸린 안방 문 아래 상을 차려 놓았다. 성줏상을 먼저 차린 뒤 세존 앞에 음식이 놓이고 그 뒤 제사상을 진설하는 순서로 상차림이 진행되고 음식은 준비한 것을 대부분 갖추어 놓았다. 그러나 자식들과 손주들이 문 앞에 차려놓은 상 앞으로 왔다 갔다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번거로워 점차 모시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