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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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잡귀나 귀신의 범접을 막고자 엄나무를 걸어 두는 풍속.
[개설]
엄나무는 날카롭고 굵은 가시가 촘촘히 돋아 있어 잡귀나 귀신이 이 나무를 보면 무서워서 범접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러한 엄나무 가지를 방문 앞에 걸어 둠으로써 잡귀를 쫓고 범접하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연원 및 변천]
예로부터 대문이나 방문은 사람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잡귀나 귀신도 드나드는 곳으로 여겼다. 그렇기에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잡귀나 귀신이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이나 방문 앞에 여러 가지 주술적인 장치들을 마련하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正月) 원일 조(元日條)의 기록을 보면 “붉은 도포를 입고 까만 사모를 쓴 화상을 그려 편전의 겹대문에 붙이기도 하고, 사악한 귀신을 잡는 종규(鍾馗)라는 귀신의 상을 그려 문에 붙이기도 하며, 또 귀신의 머리를 그려 문 위쪽에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요사스러운 귀신과 전염병을 물리친다. 모든 왕실 내외척들의 문간에도 이런 것들을 붙이며 일반 백성 집에서도 이를 많이 따라한다.”라고 기록되어 옛날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잡귀를 막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엄나무 걸기도 바로 이러한 귀신 쫓는 축귀(逐鬼) 방법 중 하나이다.
[절차]
영암 지역에서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잡귀나 귀신의 출입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엄나무 가지를 대문 앞이나 방문 앞에 걸어 두는 풍속이 전해진다. 영암읍 춘양리에서는 많은 다른 지역처럼 정월 대보름에 엄나무 가지를 걸어 두는데, 방문 바깥 위에 못 두 개를 양쪽으로 박고 그곳에 올려 둔다. 이렇게 하면 잡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겨 1년 내내 걸어둔다. 신북면 유곡리에서는 엄나무에 가시가 많아 귀신이 무서워 범접하지 못한다고 여겨 큰방 입구의 문 위에 못을 박고 얹어 놓는다. 유곡리에서는 따로 엄나무를 거는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필요할 때 걸어 두면 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옛날 사람은 귀신의 성질과 본성이 인간과 비슷할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잡귀나 귀신 또한 가시가 많은 엄나무를 보면 두려워할 것이라 생각하고 귀신이나 나쁜 일이 범접하지 못하게 하려고 문 앞에 이를 걸어 두었다. 엄나무 걸기는 이런 으로써 평안을 얻으려는 의미에서 행해지는 풍속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