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영주 출신의 문신.

[개설]

권두문(權斗文)[1543~1617]은 1572년(선조 5) 문과 급제 후 내외 관직을 두루 역임한 문신이다.

[가계]

권두문의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경앙(景仰), 호는 남천(南川)이다. 아버지는 장악원정을 지낸 권유년(權有年), 어머니는 생원 권극상(權克常)의 딸 숙부인 안동권씨(安東權氏), 할아버지는 부장을 지낸 권담(權譚), 증조할아버지는 지릉참봉을 지낸 권성손(權誠孫)이다. 부인은 박해(朴海)의 딸 숙부인 반남박씨(潘南朴氏)이다. 권두문의 측실 강소사(康召史)는 임진왜란 때 권두문의 부임지인 평창군에 있다가 왜군이 침입해 오자 정절을 지키기 위하여 자결하였는데, 훗날 강원도관찰사의 건의로 정려되었다.

[활동 사항]

권두문은 박승임(朴承任)[1517~1586]으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1572년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1585년(선조 18) 형조정랑에 올랐다. 권두문의 재주를 높이 평가한 전관(銓官)이 사헌부와 사간원의 요직에 추천하려고 했으나, 연로한 아버지의 봉양을 위해 외직을 구해 1586년 청도군수로 부임하였다.

권두문은 1592년(선조 25) 봄 평창군수로 부임하였는데,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평창군 일대로 밀려오는 왜군을 응암굴에서 방어하였지만,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였다. 이때 권두문은 자결하려 했으나 아들 권주(權𪐴)[1576~1651]가 말려 그만두었고, 왜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가 된 권두문은 영월, 원주로 이송되었는데, 큰비가 내리는 날 다른 포로들과 함께 탈출하였다. 탈출 직후 임지로 갔으나, 이미 체직되었기에 고향 영천(榮川)으로 돌아왔다. 이 무렵 안집사로 있던 김륵(金玏)[1540~1616]이 의병을 모으자 곧바로 힘을 보태었다.

1593년 권두문은 의주 행재소로 가서 시무책을 상소하였는데, 선조가 가납한 후 봉상시주부에 제수하였다. 선조를 호가하여 한양으로 돌아온 후에는 군자감첨정에 제수되었고, 곧 예천군수로 부임하였다. 1602년(선조 35) 내섬시정에 제수되었고, 이후 간성군수, 내자시정, 통례원좌통례 등을 지냈다.

권두문은 전란을 겪으면서 습비(濕痺)의 병환을 얻어 거동이 불편해 선조 앞에서 주저앉은 적이 있었다. 대간들이 논박하려 했으나, 선조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병환을 이유로 곧 사직하였고, 고향 영천으로 돌아와 김륵 등과 구로회(九老會)를 결성한 뒤 소요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학문과 저술]

권두문의 문집으로 4권 2책의 『남천집(南川集)』이 전한다. 『남천집』 권2에 수록된 「호구일록(虎口日錄)」은 평창군수로 있던 1592년 8월 7일부터 9월 13일까지 일기이다. 특히 권두문은 8월 11일부터 20일간 일본군의 포로로 있었는데, 「호구일록」에는 포로 생활과 탈출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묘소]

권두문의 묘소는 봉화군 봉화읍 문단리 방현(方峴)에 있다.

[상훈과 추모]

권두문은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종한 공으로 승정원도승지에 증직되었다. 1813년(순조 13) 김대현(金大賢)[1553~1602], 김봉조(金奉祖)[1572~1630], 권창진(權昌震)[1597~1683] 등과 함께 구호서원(鷗湖書院)에 추향하였다. 구호서원은 1780년(정조 4) 권정(權定)[1353~1411]을 제향하기 위하여 건립한 서원인데, 흥선대원군의 서원훼철령으로 철폐된 후 지금까지 복설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