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201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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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歲時風俗 |
영어음역 | sesi pungsok |
영어의미역 | seasonal custom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집필자 | 김용남 |
[정의]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되풀이하는 주기전승의 의례적인 생활 풍속.
[청주의 세시풍속 개관]
청주에서 과거에 행해졌거나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세시풍속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월의 세시풍속은 정월 보름과 관련된 행사가 많다. 정월 보름의 행사는 13일 낟가릿대 [화간(禾竿)]를 세웠다가 14일 아침에 철거하여 ‘벼가 몇 천 석’, ‘조가 몇 천석’ 하며 자기 마음대로 허칭하던 일로 시작한다. 14일에는 보름떡을 해서 정월고사를 지낸다. 이때 식구 불 켜기, 보름새기, 신발 감추고 체 걸기와 같은 풍습이 있었다. 14일 저녁에는 답교놀이를 하였는데, 청주 남석교에서의 다리 밟기 풍습은 매우 오래되었다.
15일 아침에 사람들은 약밥을 지어먹고 소에게도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담아 주었다. 소의 건강을 위해 ‘목 서리’라 하여 복숭아나무 가지를 소의 목에 걸어주고, ‘소 돈 걸기’라 하여 구멍 뚫린 돌을 끈에 연결하여 외양간 기둥에 걸어둔다. 소가 농사에 중요하므로 한 해 동안 새끼 잘 낳고 건강하게 지내라는 의미이다.
또한 ‘밀·보리 털기’라 하여 14일 밤 아이들이 수수깡으로 밀과 보리 모양을 만들어 잿간에 꽂아 두었다가 15일 아침 수수깡 껍질로 만든 소의 등에 밀과 보리를 실어 마당으로 옮겨 타작하는 흉내를 내며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였다. 15일 밤에 ‘망월(望月)’이라 하여 달을 보며 소원 성취를 빌고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월오동 박뜸마을에서는 지금도 매년 회관 앞에서 ‘망월불놀이’를 한다.
월오동 서원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보름날 아침에 장승제를 지낸다. 올해로 207회를 맞는 장승제는 근래에 와서는 지역 전통 문화의 보존 차원에서 청주시에서 재정 지원을 하고 있으며 지역 전통문화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청주에서는 정초에 두레패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하였다. 두레패는 꽹과리 2명, 장구 1명, 북 1명, 징 1명 등 사물놀이패 5명과 뒤에서 흥을 돋우는 잡색 5명을 합해서 10여명이 구성원이 된다. 월오동 박뜸마을에서는 지금도 15일 망월불놀이가 끝나면 신청하는 집에 가서 풍물 굿을 해준다. 이밖에 다른 마을에서는 대체로 50여 년 전만 해도 지신밟기를 하였다고 한다.
2월의 세시풍속으로는 초하룻날 집 안팎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청소가 끝나면 종이를 오려 ‘향랑각씨속거천리(香娘閣氏速去千里)’라는 부적을 추녀 끝에 부치는 일이 있었다. 향랑각씨는 곧 노래기라는 악취 나는 벌레로 노래기가 생기지 말라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 풍속은 언제부터인가 정월 14일 밤에 솔가지를 지붕에 얹는 것으로 변하였다.
초가집에는 노래기가 많은데, 노래기가 끝이 뾰족한 솔가지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를 쫒기 위해 솔가지를 꺾어서 지붕 위에 얹는 것이다. 2월 l일은 또한 영등할미를 맞는 날로, 영등 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올 때 타고 내려오라는 의미에서 장대 맨 위에 짚을 묶어서 마당 가운데 세워두기도 하였는데, 그것을 ‘등간(燈竿)’이라 한다.
3월 삼짇날에는 각 마을의 서당 유생들이 진달래 화전을 지져 먹느라고 들에 나가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꽃다림’이 널리 유행하였는데, 이 중 청주 청주 상당산성의 꽃다림은 매우 이름 있는 행사 중 하나였다. 농촌마을에서는 삼짇날 느티나무 잎 피는 것을 보고 풍흉을 점치기도 하는데, 이러한 농점(農占)은 지금도 전승된다. 또 이때 호박이나 박을 심으면 잘 자란다고 해서 심기도 하고, 시루떡을 해서 삼짇날고사를 지내는 집도 더러 있었다.
5월 단오 행사는 예전에 청주 도심지역에서는 성하지 못하였으나 농촌지역에서는 각 마을마다 그네를 매는 큰 나무가 있어 그네를 뛰고 단오차례를 지내는 집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단오제를 무심천(無心川) 둔치에서 지내며 이때 그네뛰기, 널뛰기, 농악놀이 등이 어우러져 시민 한마당 축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6월 세시풍속으로는 15일 원두막을 짓고 참외밭에서 기름 적을 부쳐 ‘원두제’를 지냈다. 기름 냄새를 풍기면 벌레가 참외를 먹지 않는다고 하며, 원두제는 남자가 지내는데, 이는 참외가 열릴 때 여자가 들어가면 참외가 갈라진다는 속신 때문이다.
7월의 세시풍속으로는 7월 7일 칠석날을 ‘일꾼들의 잔치 날’이라 하여 이날 남의 집 머슴 사는 사람은 주인에게 돈을 타서 며칠 놀았다. 흥덕구 수의동 강촌마을, 상당구 월오동 서원마을, 상당구 월오동 박뜸마을에서는 일꾼들에게 쌀과 용돈을 주어 2~3일씩 휴가를 보내었다고 한다. 흥덕구 장암동 신목마을에서는 하루 전인 6일에 ‘골맥이 한다’ 하여 일꾼들에게 인절미를 대접하였다 한다.
칠석 무렵이면 힘든 농사일이 거의 끝날 때라 일꾼들을 쉬게 해준다는 것인데, 청주에서는 마을에 따라 이 행사를 칠석에 하기도 하고 15일 백중날에 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장조사에 의하면 대부분 칠석날 하였다고 한다.
또한 칠석에 좀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옷과 책을 햇볕에 말리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을 ‘폭의(曝衣)’, ‘폭서(曝書)’라 한다. 장암동 방죽마을에는 1808년 여름에 쓴 것으로, 책을 볕에 쬐어 말리던 바위라는 뜻의 ‘폭서암(曝書巖)’이라는 글씨를 새긴 바위가 있다.
15일 백중날에는 부녀자들도 약수를 먹으러 갔다. 이 무렵 청주에서 가까운 초정약수탕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각처에서는 씨름판이 생기어 하나의 큰 명절 같았다. 또 농가에서는 아이들에게 돈을 태우기도 하였다.
10월의 세시풍속으로는 입동을 전후하여 김장을 해 넣고, ‘가을 떡’이라 하여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터주 토광에 놓고, 소에게도 주고 이웃에도 나누어 주었다. 요즘도 농가에서는 떡을 해서 ‘가을고사’를 지내는 집이 더러 있다.
11월의 세시풍속으로는 동지에 새알심을 만들어 팥죽을 쑤어 대문에 뿌려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없애는 풍습이 있었다. 동지차사(冬至茶祀)를 지내는 집은 극히 적었지만, 새로 이사를 하면 그 날 저녁은 반드시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청주지역에서는 성행하였다.
[특징]
청주는 도시와 농촌의 성격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청주의 도심지역과 농촌지역은 각기 그 생활사의 차이에 따라 세시풍속의 내용과 전승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도심지역에서는 모든 것이 약화되고 축소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것은 아마도 세시풍속이 농업의 생산 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지역 전통 문화의 보존과 지역 주민들의 화합 차원에서 5월 단오와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행사가 도시에서 새롭게 성행하고 있다.
한편 농촌지역에서도 예전에 비해 여러 가지로 축소된 것이 사실이나 아직까지도 주요 행사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농촌지역은 도심지역과 비교해 볼 때, 같은 행사를 놓고 보더라도 풍년 농사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또 확대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정월 보름과 관련된 행사를 보아도 일반적 보름 행사 외에 ‘소 밥 주기’, ‘소 돈 걸기’, ‘목 서리’ 등 농사에 꼭 필요한 가축과 관련된 행사가 추가됨을 알 수 있다.
또한 도심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정초의 지신밟기, 3월 삼짇날 고사, 6월 유두제, 7월 칠석 일꾼들의 잔치 날과 같은 풍습이 매우 중요한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는 것도 농촌지역만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현황]
의식과 생활이 현대화되면서 대체로 세시풍속의 전승은 변화되거나 약화되어 가고 있다. 청주의 세시풍속도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청주는 충청북도에서도 중심에 위치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적 보수성이 강하고, 도시와 농촌의 성격을 두루 갖춘 곳으로, 최근에는 세시풍속을 새로운 상황 속에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청주문화원과 청주청년회의소 공동 주최로 정월 대보름에 옛 남석교 다리밟기의 전통을 잇는 행사를 하고 있으며, 중앙공원(中央公園) 내 압각수에서 망월제를 올리는데 여기에 풍물놀이와 민속놀이가 곁들여진다. 또한 청주 문화사랑 모임 주최로 상당구 산성동 것대산(484.0m) 정월 대보름 달맞이 행사를 하고 있고, 상당구 월오동 박뜸마을에서도 매년 보름에 망우불놀이를 한다.
5월에는 단오제를 무심천(無心川) 둔치에서 지내는데, 이때는 청주 시민들이 많이 참석하여 그네뛰기, 널뛰기, 농악놀이 등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