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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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음역 | Minsok |
영어의미역 | Folk Custom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
집필자 | 송화섭 |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의 민간에서 전승되고 있는 생활 풍속.
[개설]
민속은 민간의 문화, 풍속, 관습 등 문자로 기록되지 않는 생활 문화를 말한다. 대체로 기록 문화를 지배층·상류층의 문화라고 한다면, 구전 문화는 피지배층·하층민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지배층 문화는 통치자·지배자 등 개인적 성향이 강하며, 피지배층 문화는 마을과 고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상부상조하는 집단적인 성향이 강하다. 민속은 민간 계층의 주민들이 자연 환경에 대응하여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말한다. 마을과 고을 단위로 민간인들이 살아가는 데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현실을 극복하는 대응 방안으로 민속이 형성되고 축적된 것이다.
민속은 민중들의 삶속에 일상적·집단적·유형적으로 되풀이되어 누적된 지식·기술·행위 등의 총체적인 문화 현상이다. 민속은 인간이 자연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또한 자연 환경의 차이에 따라 민속은 다르게 표출된다. 고창 지역은 산간보다는 구릉이 삶의 터전이다. 물론 방장산과 선운산이 있지만 고창 지역 사람들은 완만한 구릉 지형에서 땅을 일구며 삶을 꾸려왔다.
[지역적 특징]
예부터 사람들은 취락을 조성할 때 배산임수의 풍수지리가 갖추어진 지세를 찾아서 취락을 형성하였다. 고창 지역은 구릉 지형이 많아서 풍수지리의 충족 요건을 갖추는 곳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낮은 구릉일지라도 산세와 지맥을 발견하여 둥지를 트는 방식으로 마을 입지를 갖추었다. 설령 부족한 점이 있으면 당산이나 천룡을 두어 결점을 보완하려는 의지가 민속 문화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1. 밭벼 재배
고창 지역은 고인돌시대부터 밭에서 벼를 재배하였다. 이러한 벼 재배 방식이 고창 지역에서 산도(山稻)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승되어 오고 있다. 고창의 지형지세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벼농사 방식이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며, 고창이 가지는 전승 문화의 강인함이라 하겠다. 물론 벼의 경작 및 수확 도구의 변화로 청동기시대 방식으로의 재배와 수확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청동기시대 벼 재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자연 환경에 순응하면서 전승시켜 온 고창 민속이 매우 천연적이고 전통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곧 자연이 민속을 만드는 원천이요, 민속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원천적인 생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2. 우물과 샘제
고창의 민속에는 마을 당산과 천룡당을 조성하는 마을이 많으며, 마을 조성에 가장 핵심적인 공동 우물을 잘 관리하는 민속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구릉 지형에서는 산간과 달리 수원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우물이 있어야 마을이 유지될 수 있기에 우물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고창에서는 우물에 제사를 지내는 샘제가 매우 중시되었다. 당산제보다 샘제를 더 중요한 의례로 거행하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정월 대보름에 이웃 마을의 좋은 샘물을 달아오는 ‘물 달아오기’ 풍속이 전해 오는 곳이 고창 민속의 특성이기도 하다.
[세시 민속의 발달]
민속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진 문화이지만, 각 지역과 환경에 따라 민속 문화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생업이 농업이라서 농경 민속이 발달하였으며, 사계절이 뚜렷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낮과 밤, 24절기의 주기적인 세시문화가 발달하였다. 고창 민속은 전통성이 매우 강한 특성이 있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자취를 감춘 민속들이 아직도 고창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다는 것은 민속의 세대 전승이 강하다는 것과 고창 지역 주민들의 민속 전승에 대한 열정이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1. 보름 민속
천체 우주의 질서에 대응하는 민속으로 보름 민속이 있다. 이는 정월 보름, 이월 보름, 유월 보름[유두], 칠월 보름[백중], 팔월 보름[추석] 등 보름달이 뜰 때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풍요로운 달맞이 문화이다.
2. 중일 민속
중일 민속은 정월 초하루[설], 삼월 삼짇날, 오월 단오, 칠월 칠석, 구월 구일[중구] 등 양수의 숫자가 겹치는 날이 길일이라 하여 기념하는 풍속이다. 보름 민속과 중일 민속을 기념하는 방식은 인간이 자연에게 향응을 베풀며 기원하기도 하고, 축원하는 방식으로 집단적인 춤과 놀이를 연행하기도 한다.
3. 달맞이
정월 보름날에는 밤늦게까지 줄다리기를 하면서 보름달맞이를 즐겼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집단적으로 즐긴 달맞이는 고창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원형적인 세시풍속의 모습이다.
4. 물맞이
해리면 바닷가에서는 더운 여름 단오절에 해안 지대 백사장에서 분출하는 지하수를 받아서 단오 물맞이를 즐기는 풍속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물맞이는 고창의 특성은 아니지만, 더운 날씨로 생길 피부병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물맞이와 모래찜질을 즐긴 것이다.
[의의]
고창 지역의 보름 민속, 중일 민속, 달맞이, 물맞이, 밭벼 재배, 우물과 샘제 등의 민속은 고창의 전통문화와 지리·지세 등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세대 전승이 이루어진 것으로 고창 민속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생활양식은 개개인의 관습과 관행일 수 있지만, 민속은 촌락 공동체 생활에서 자연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고창 지역의 민속은 고창의 지역적 특성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