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삼국시대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 공주로 백제 「서동설화」의 여자 주인공.

[개설]

선화공주(善花公主)[?~?]는 신라 제26대 왕인 진평왕[재위 579~632]의 딸이며, 백제 무왕(武王)[재위 600~641]의 왕비이다. ‘선화공주(善化公主)’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설화내용]

백제의 왕족이었으나 집안이 몰락한 서동(薯童)은 선화공주가 절세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혼인하기로 결심하였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마를 캐서 팔아 연명하던 서동은 신라에 가서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아이들에게 마를 나누어 주고 환심을 산 뒤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였다. 선화공주가 밤에 서동과 몰래 만난다는 내용의 향가 「서동요」였다.

노래는 진평왕의 귀에까지 닿아 선화공주는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궁에서 쫓겨났고, 서동은 때를 놓치지 않고 진평왕에게 막대한 황금을 보내 진평왕의 노여움을 풀고 선화공주와 결혼하였다. 이후 서동은 백제의 왕위에 올라 백제 제30대 왕이 되었다. 서동을 가리켜 『고려사(高麗史)』 및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말통대왕(末通大王)”이라고도 기록하고 있다. 서동을 훈독한 맛둥 정도의 어휘를 적은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후 서동은 선화공주와 함께 백제의 대사찰인 미륵사(彌勒寺)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당시 미륵산 정상부에 있는 사자사(獅子寺)에 가던 중 용화산 밑 큰 못가에서 나타난 미륵삼존(彌勒三尊)을 만나고 나서였다. 미륵사 창건에 있어서는 진평왕이 신라의 장인들을 보내 극진히 도왔다고도 한다. 또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따르면 지명법사(知名法師)의 공력이 컸는데, 일찍이 오금산에서 마를 캐다 얻은 황금을 신라 궁중에 보내라고 귀띔하여 서동을 도운 바 있는 승려였다. 이를 계기로 무왕 대에 사자사에 거주하면서 하룻밤 동안 연못을 매우는 신통력을 부려 무사히 미륵사를 건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견해]

전하는 설화와는 달리 선화공주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분분하다. 진평왕이 서동과 혼인하려는 선화공주를 자기 딸이 아니라며 족보에서 지워 버렸다는 얘기도 있고, 하늘의 뜻이라 여겨 매년 백제에 사신을 보내 인사를 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 역사에서 신라 진평왕과 백제 무왕 때 양국은 적대 관계였기 때문에 선화공주와 서동의 결합이 이루어질 리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493년에 백제 동성왕(東城王)과 신라 왕족 비지(比智)의 딸이 결혼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을 빌려와 만들어진 설화일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 또한 7세기 중엽 보덕국의 왕 안승(安勝)과 신라 왕실의 혼인에 관련된 설화로 생각하는 견해도 있다.

[의의 및 평가]

선화공주와 서동의 이야기는 백제 최대의 절인 미륵사의 연기설화이자, 향가 「서동요」의 배경 설화로서 의의가 크다. 사적 제87호로 지정된 익산 쌍릉 가운데 소왕릉은 「서동요」의 주인공인 선화공주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소왕릉 주인이 선화공주인지,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영기에 등장하는 사택적덕의 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인물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런데 2018년 쌍릉 대왕릉에서 사망 시점이 620~659년인 60대 남성의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발견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분석 결과 641년 세상을 떠난 무왕의 무덤이라는 견해가 나오면서 소왕릉의 주인도 선화공주일 것이라는 데에 힘이 실렸다.

2019년 9월에는 쌍릉 소왕릉에서 길이 1m가 넘는 묘표석(墓表石) 두 점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봉토에 매장되어 누운 채로 출토된 묘표석은 석실과 봉토를 지키는 진묘(鎭墓)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를 위한 시설물이라는 의견이 있다. 석실 입구로부터 약 1m 떨어진 지점에 비스듬하게 서 있었는데, 길이 125㎝·너비 77㎝·두께 13㎝로 몸체는 기둥 모양의 둥근 사각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