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0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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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信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집필자 | 최진아 |
[정의]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에게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기원하며, 합동으로 제의를 올리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
[개설]
마을신앙 의 대표적인 형태는 동제이다. 동제는 마을단위로 행해지기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신제, 마을제사, 동제사, 마을고사 등으로 불린다. 동제를 지내는 목적은 마을의 화합과 마을사람들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고 액을 쫒아내려는 제액초복(除厄招福)을 위해서이다.
[내용]
성남지역에서 동제의 명칭은 마을신[동신(洞神)]의 신격을 보다 구체화시킨 형태로, 산신제, 서낭제, 용신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중 산신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아, 성남지역 마을신앙의 주요 대상이 산신(山神)임을 알 수 있겠다. 이는 남한산과 청계산 줄기가 이어진 지리적인 조건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산의 의미가 보다 크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 조사에 따르면, 총 23개 마을이 동제를 지냈던 것으로 되어 있으나, 현재 이 중 10개 마을을 제외한 13개 마을의 동제는 단절된 상태이다. 이는 분당신도시 개발로 인해서, 서낭당이나 동제를 지내던 당이나 제의장소 등이 없어진 것도 그 요인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원주민들이 그들의 터전을 팔고 이주함으로 인해 전통적인 마을의 개념이 대한 인식이 희미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 단절이 가장 심한 곳은 분당구이다. 행정구역상 분당구에서 행해졌던 동제는 12개였으나, 현재는 4개만이 행해지고 있다. 수정구는 8개 중 5개가 여전히 행해지고 있으며, 중원구는 4개 중 1개만이 전승되고 있다. 성남지역 내에서도 개발이 가장 덜된 수정구의 동제가 가장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개발이 동제 단절의 큰 요인임을 알 수 있겠다.
[현황]
동제가 전승되는 현황을 구별로 살펴보면, 수정구는 등자리 산신제, 상적2동 산신제, 사송2동 샘골 및 송현 산제, 심곡동 산신제(산제,동네고사), 신촌동의 동네고사가 있다. 중원구는 도촌동 섬말 서낭제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분당구는 이매동의 갓골, 안말[안골], 물방아거리 산치성, 하산운동 아랫뫼루니 산제사(영산제), 운중동 산제사(산고사), 판교동 산제(도당제)가 전승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단절된 지역 현황을 살펴보면, 수정구는 사송1동 범벌말, 동막, 산촌, 동관 산제, 시흥동 모랫말 산제, 태평3동 웃골 탄리 도당굿이 단절되었다. 중원구는 갈현동 아랫말 서낭제(서낭에 제사), 상대원1동 보통골 도당굿의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분당구는 동원동 동막골의 산제(산제사), 야탑동 상탑, 중탑, 그리고 하탑의 장신제(산제), 궁내동의 대동고사, 율동의 산신제, 그리고 석운동, 정자동, 서현동의 산제가 현재 전승되지 않고 있다.
동제에서 모셔지는 신은 산신, 서낭신, 서낭신 등의 자연신 위주이며, 이들은 수호신의 기능을 주로 하고 있다. 동신(洞神)은 주신과 하위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신은 동제 때 가장 먼저 제를 올리며 마을신앙에서 최고의 신격으로 대접받는다.
주신으로는 23개 마을 중 17개 마을의 신격이 산신이었으며, 그 외 서낭(도촌동, 갈현동), 도당(도당할아버지, 도당할머니, 판교동과 상대원1동) 등인 경우도 있다. 서낭을 주신으로 모신 경우는 도촌동과 갈현동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서낭당은 도촌동이 유일하며, 돌무더기 서낭당이 있으나 현재 거의 훼손된 실정이다. 도촌동은 매년 이 서낭당에서 동제를 지내며, ‘서낭’을 주신으로 섬긴다.
하위신으로는 서낭, 장승, 우물[용신(龍神)]이 있다. 판교동에서는 주신인 산신 외에 하위신으로 현재 남서울골프장 관리사무소 자리에 있었던 서낭당의 서낭이 모셔졌었다. 장승을 하위신으로 모신 경우에는 실제로 장승 앞에서 의례를 행했거나, 혹은 장승과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된 나무 앞에서 의례가 행해지기도 하였다. 현재 장승은 분당구 동원동에만 남아 있으며, 그외에 대장동 마을 입구와 태평1동, 상대원1동에 있었으나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이 중 상대원1동은 도당굿을 행한 뒤에 현재 미래엔 컬처그룹 건물 옆에 있던 장승 앞에서 제를 지냈다고 한다. 우물에 제를 올리는 경우는 심곡동으로, 산신제가 끝난 뒤에 우두물이라 불리는 우물(심곡동 361번지[심곡로37번길 20]) 에서 제를 올린다.
동제의 내용은 행해지는 시기인 제일(祭日), 동제를 주관하는 제관(祭官), 금기(禁忌), 제당, 제물(祭物), 제의(祭儀)라는 기본틀이 유지된다. 성남지역의 동제도 다른지역과 마찬가지로 기본틀이 지니고 있다.
① 제일(祭日) : 제일은 7월과 11월 사이이며, 10월 상달이 가장 많다. 7월 2곳, 8월 1곳, 9월 1곳, 10월 14곳, 11월 1곳이다. 제를 지내는 시간은 오전 10시~12시에 지내는 심곡동과 신촌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질 무렵 이후에 제를 지내며, 자정 이후에 지내는 경우가 가장 많다.
② 제당(祭堂) : 제당은 상적2동, 사송2동, 시흥동, 상대원1동, 이매동, 야탑동, 대장동, 판교동과 같이 신목만 있는 경우, 하산운동과 운중동과 같이 신목과 바위가 함께 있는 경우, 사송2동과 같이 바위만 있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심곡동은 산 중턱의 공터, 신촌동은 마을공터, 도촌동은 돌무더기, 동원동은 장승과 서낭나무가 함께 있는 것이 제장이 된다. 당집이 있는 경우로는 고등동이 있다. 그리고 판교동과 이매동, 상적2동의 경우는 신목 밑에 터주가리를 모셔두기도 하였다.
③ 제관(祭官)과 제(祭) 준비 : 제관 선출방법이 대부분 유사한데, 일반적으로 그 해 집안에 우환이 없고 마을 내에서 어느 정도 덕망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제의가 행해지기 전에 선출하거나, 마을의 연장자가 일방적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또한 동제 날짜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제관 선출을 하는 날, 길일까지도 함께 잡기도 한다. 제관이 선정되면 마을에서는 동제 준비에 들어간다. 이때부터는 제를 지낼 때까지 제관은 부정한 것을 피하며 근신하는데, 이는 마을 주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권장된다. 동제는 제물 준비, 제당 주변 청소, 마을입구와 뒤, 제당과 제관 집에 황토와 금줄을 치는 일이 행해진다.
④ 제물(祭物) : 과거 동제에는 소 한 마리나 통돼지를 제물로 올려졌으나, 요즘에는 소머리나 돼지머리 혹은 우족으로 대치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 과일, 떡, 술, 전, 포, 나물 등이 일반적이며, 터주가리가 있는 곳에서는 통북어도 준비된다. 그러나 도촌동과 운중동과 같이 고기를 올리지 않는 곳도 있다.
⑤ 제의(祭儀) : 제의는 각 마을 대상신이 모셔져 있다고 믿어지는 제장으로 가서 제물을 진설하고 나서, 제관이 분향하고 잔을 올리고 축관이 축문을 일고 참여한 사람들이 절을 하고 소지를 올린 뒤에 간단히 음복하는 순으로 행해진다. 고등동의 경우 용천사의 스님이 제를 주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교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무당을 불러 도당굿으로 치러지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 성남에서 도당굿은 완전히 사라졌다.
⑥ 제비(祭費) : 비용은 과거는 대부분 마을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부담하였으나, 현재는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이 희미해졌으며, 이주민들의 증가와 기독교 신자들의 증가로 인해 마을 공동경비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 구성원 중에서 원하는 주민에 한해서 제비를 부담하게끔 하는 경우도 있다.
[현황]
동신(洞神)은 마을이란 우주공간의 주재자로서, 이는 전통사회에서 마을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로 인식되는 마을 사람들의 생활공간에 대한 인지 내용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성남지역은 분당신도시 개발로 인해서, 이러한 전통적 마을 개념의 부재(不在)로 인해서 더 이상 이러한 마을수호신에 대한 중요성은 사라져가고 있다. 현재 성남지역의 동제는 23개 중 11개만이 전승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승되는 경우에도 마을신앙으로서의 의미는 감소되었으며, 의례 자체도 간략화되었다. 과거 마을 공동행사로서 치러지던 것이, 이제는 노년층을 위주로 제관으로 선정된 일부를 중심으로만 의례가 전승되고 있을 뿐이다. 즉 젊은층의 외면과 기독교 신자들의 동제에 대한 미신시, 그리고 이주민 등의 증가로 인해서 마을의 대동잔치로서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전망]
성남지역의 동제는 도시화와 개발로 인해 일부는 단절되고 일부 계승되고 있으나, 그 의미와 의례는 점차 간략화되어가고 있다. 동제가 전승되는 곳에서는 개인과 마을의 안녕을 빌며, 동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금기를 지키며 일정한 기간 동안 성스러운 공간을 설정한다. 일종의 마을신앙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금기를 지키며, 동제를 함께 준비하고, 동제가 끝난 뒤에 식사를 하면서 심적인 유대와 일체감을 이루는 매개체로서 작용한다. 성남지역의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주민의 대동화합의 장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심곡동과 상적2동이 그러한 사례이다. 동제를 지낸 뒤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일체감을 갖게 하는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이러한 대동화홥의 장을 더욱 발전시켜 지역축제로 발전시킨다면, 전통문화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