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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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符籍-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정초에 재앙을 막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그림이나 글씨를 집 안에 붙이는 풍속.
[개설]
부적은 종이에 글씨나 그림, 기호 등을 그린 것으로 재앙을 막아 주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도구이다. 영암 지역에서는 정초에 신수를 보아 운이 좋지 않으면 부적을 붙이는 의례를 행한다.
[연원 및 변천]
부적은 인류가 바위나 동굴에 해·달·짐승 등 주술적인 암벽화를 그린 것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라 사람들이 문에 처용의 모습을 그려 붙여 나쁜 귀신을 물리치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아들이게 되었다.”라는 기록이 있어 처용의 얼굴을 그려 대문에 붙여 역신을 쫓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입춘이나 단오 때 부적을 만들어 붙여 좋지 못한 귀신들을 물리친 기록이 있음을 볼 때 부적이 널리 쓰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부적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영암 지역에서도 이와 관련된 의례가 전한다.
[절차]
영암 지역에서 부적은 보통 승려나 무당들이 만든다. 붉은 빛이 나는 광물성 안료인 경면 주사(鏡面朱砂)라든지, 수은과 유황으로 만든 가루인 영사(靈砂)를 곱게 갈아 기름이나 설탕물에 개어서 글씨나 그림을 그린 것이 많다.
영암읍 춘양리에서는 집안에 재수가 있으라는 의미에서 정월에 부적을 써서 문 안의 위쪽 벽에 붙여 둔다. 시종면 월롱리에서는 정월에 신수를 보러 가서 그해 운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부적을 쓴다. 부적은 그냥 받아 올 때도 있지만 보통은 산다.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부적, 1년 동안 집 안에 붙여 놓으면 집안이 번성하고 편안하다는 부적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밖에도 신북면 유곡리에서는 집에 물건을 잘못 들여 동정[지신을 화나게 하여 받게 된 재앙인 동티를 일컫는 호남 지역 말]이 나서 몸이 아플 때에 동정 잽이를 하는데, 이때 동정이 난 곳에 부적 붙이기를 한다. 시종면 월롱리에서는 동정 잽이를 할 때 동정이 난 곳에 부적을 써서 거꾸로 붙이기도 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적은 정초에 집안이나 개인의 불길한 액을 막고자 붙이는 것도 있지만, 동정 잽이 등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액을 퇴치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부적에는 복되고 길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데, 이러한 믿음은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을 막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