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64 |
---|---|
한자 | 正初十二支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음력 정월에 처음으로 드는 십이지의 날.
[개설]
정초(正初)는 정월의 시초라는 말이다. 정월에 처음 드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 등 지지(地支)를 특별히 정초 십이지(十二支)라 부른다. 이때 드는 지지에 따라 그날은 상(上)이라는 단어를 붙여 부르는데, 한 예로 정초에 처음 드는 쥐날은 상자일(上子日)이라 부른다. 정초 십이지가 드는 날에는 해서는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등 일정한 금기가 있는데, 영암 지역에서도 이러한 풍속이 전한다.
[연원 및 변천]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를 십간(十干) 또는 천간(天干)이라 하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십이지 또는 지지라 하여, 이를 통틀어 간지(干支)라고 칭한다. 간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 송나라 때 유서(劉恕)가 지은 『통감외기(通鑑外記)』에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무렵을 전후하여 간지가 사용되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정월의 첫 번째 해(亥) 자가 들어가는 날은 돼지날이라고 하고 첫 번째 자(子) 자가 들어가는 날은 쥐날이라고 한다.”라는 기록과 “묘일을 토끼날이라고 한다. 이날 뽑은 무명실을 토사(兎絲)라고 하며 이 실을 차고 다니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이날에는 외부 사람과 나무로 만든 물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여자가 집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라는 기록이 있어 정초 12지에 대한 풍속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절차]
영암 지역에서 행해졌던 정초 십이지 풍속을 군서면 동구림리과 덕진면 노송리, 삼호면 서호리 등을 중심으로 하여 지지 순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쥐날은 상자일이다. 쥐날에 불을 켜면 쥐가 한 해 동안 그 집안을 귀찮게 한다고 여겨 불을 켜지 않는다.
소날은 상축일(上丑日)이다. 소날에는 칼이나 낫과 같은 모든 연장을 만지지 않는데, 연장을 만지게 되면 병기 같은 것이 사람을 귀찮게 한다고 여기며, 또 쟁기질을 하면 쟁기가 부러진다고 여긴다.
호랑이날은 상인일(上寅日)이다. 사람 날이라고도 부른다. 과거에는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날은 밤길을 걷지 않는다. 또한 이날은 빨래를 널지 않는데, 이날 빨래를 널면 호랑이가 내려와서 사람을 물어 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뱀날은 상사일(上巳日)이다. 뱀날에는 뱀이나 구렁이 등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뱀이 나오지 못하도록 머리카락을 태우고 사방에 쑥불을 피운다. 또한 ‘입춘대길(立春大吉)’이나 ‘청룡(靑龍)’, ‘황룡(黃龍)’, ‘백사(白巳)’, ‘청사(靑巳)’ 등을 써서 뱀이 나올만한 곳에 거꾸로 붙인다. 이를 ‘뱀 입춘’이라고도 부른다.
말날은 상오일(上午日)이다. 말날에는 메주로 장을 담그면 좋다.
원숭이날은 상신일(上申日)이다. 원숭이날은 귀신 날이라고 하여 멀리 출항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다.
닭날은 상유일(上酉日)이다. 닭날은 원숭이날과 마찬가지로 출항을 하지 않는다.
돼지날은 상해일(上亥日)이다. 돼지날에는 손에 동티가 나는 등 손이 상한다고 하여 바느질을 하지 않는다.
영암 지역에서는 토끼날인 상묘일(上卯日), 용날인 상진일(上辰日), 양날인 상미일(上未日), 개날인 상술일(上戌日)에 대한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이날 특별한 금기 사항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조사된 자료가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정초는 한 해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신한 몸가짐과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려 했고, 이러한 것을 반영한 풍속이 정초 12지 풍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영암 지역에서 이러한 풍속은 조사된 자료로만 남았을 뿐, 실제로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