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86 |
---|---|
한자 | 時祭 |
이칭/별칭 | 묘제,묘전 제사,세일제,세일사,시사,시향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표인주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5대조 이상의 조상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
[개설]
예서(禮書)에 의하면 시제는 묘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인 까닭에 묘제(墓祭) 또는 묘전 제사(墓前祭祀)라고 한다. 5대조 이상의 조상에 대해 1년에 한 번 제사를 모신다고 해서 세일제(歲一祭) 또는 세일사(歲一祀)라 하며, 오늘날에는 묘제를 시제(時祭), 시사(時祀), 시향(時享)이라고도 부른다.
시제 는 기제와는 달리 묘소에서 지내기에 낮에 행하고, 주로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된 뒤인 상달에 지낸다. 상달은 음력 시월로, 그해의 햇곡식을 신이나 조상에게 올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시월에는 옛날부터 5대조 이상 조상의 묘소에 제사를 올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시제의 참여자를 확대하고자 시제를 시월 중 일요일에 지내거나 공휴일인 4월 초파일로 옮겨 지내기도 하고, 지금은 해제되었지만 한때 공휴일이었던 식목일에 지내는 경우도 있다.
시제 의 특징은 문중(門中) 행사라는 점이다. 문중은 친족의 확산형으로서, 부계 혈통의 전체를 가리키며 본관과 성을 그 표시로 한다. 일반적으로 문중은 시조가 분명하여 계보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는 친족 조직으로서 파 문중을 가리킨다. 문중은 5대조 이상 조상들의 시제를 모시는데, 시제는 대외적으로 문중을 과시하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중 구성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제를 지낼 때에는 많은 자손이 참여하기 때문에 시제를 지내고 나서는 흔히 문중 회의를 열곤 한다.
문중이 원활하게 시제를 지내려면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기반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문중에서는 선산(先山), 위토(位土), 재실(齋室) 등의 공유 재산을 마련해 둔다. 이러한 재산을 관리하는 것도 문중의 역할이다. 위토는 시제의 음식을 준비하는 데에 소요되는 경비를 마련하는 수단이고, 재실은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으로서 활용하기도 하고 시제에 참여한 문중 구성원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지 않아 묘소에서 제사를 지내기 어려울 때에는 재실에서 시제를 모시기도 한다. 이전에 재실은 선산 아래에 있는 사례가 흔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선산과 가까운 곳이면서 큰 도로에 접근하기 쉬운 곳으로 옮겨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흔히 재실 옆에 산지기가 사는 집이 있는데, 산지기는 묘소를 돌보고 위토를 경작하여 위토에서 수확된 것으로 제물을 장만한다.
[절차]
시제 의 절차는 대체로 『주자가례(朱子家禮)』의 묘제를 따르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시제에 참여하기 때문에 묘소마다 제관을 정하여 지낸다. 제관으로는 제사에 술을 올리는 초헌관(初獻官)·아헌관(亞獻官)·종헌관(終獻官), 이들 헌관이 잔을 올리는 것을 돕는 집사(執事), 축문을 읽는 대축관(大祝官), 향을 받드는 봉향(奉香), 향로를 받드는 봉로(奉爐) 등이 있다. 초헌관은 대개 종손으로 정해져 있으나, 아헌관과 종헌관은 방계에서 항렬이 높은 사람으로 정하고, 대축관은 나이가 많으면서 학덕이 높은 이로 정하며, 집사는 여러 명을 정할 수 있다.
영암 지역에서 시제를 지낼 때에는 먼저, 시제를 지내기 전날에 제관들은 목욕재계를 하고 묘소마다 제물을 준비하며, 토지신에게 지낼 제물도 준비하고 묘소 주변을 청소한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묘소로 제물을 운반하여 차려 놓는다. 석상이 있다면 그 위에 제물을 차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깨끗한 돗자리를 묘소 앞에 깔고 제물을 차려 놓는다. 제사의 음식은 기제의 음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제물을 차린 후에 강신(降神)·참신(參神)·초헌(初獻)·독축(讀祝)·아헌(亞獻)·종헌(終獻)·유식(侑食)·합문(闔門)·계문(啓門)·헌다(獻茶)·음복(飮福)·사신(辭神)·분축(焚祝)·철상(撤床)의 순서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