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구미문화대전 > 구미의 마을 이야기 > 해평리 > 낙동강 물길과 영남대로가 열어 온 삶터 > 마을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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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동제는 마을의 주산(主山, 갈마산, 해발 64.4m)에서 지내는데 주민들은 마을제사를 흔히 ‘주산 제사’라고 부른다. 주산에 지내는 만큼 이 때의 신격은 산신에 해당한다. 오늘날 마을제사는 보천사의 스님이 대신 지내주기 때문에 예전처럼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거나 각종 금기 혹은 제관 선출 같은 복잡한 과정은 거치지 않는다. 그러나 사찰의 스님이 마을제사를 대행해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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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제인 주산제사와는 달리 뒷개들 들머리 쪽의 해평김씨 재실이 있는 시중사(侍中祠)에 모신 석상에 대한 서낭제사가 있었다. 예전에 주민들은 석상을 모셔둔 이곳을 서낭당이라고 하여 특히 애 못 낳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정성을 드렸다. 이 석상을 서낭당으로 하여 모신 유래는 여전히 주민들 사이에 생생하게 전해져 오고 있다. 해평큰마와 해평들을 마주보고 있는 오상동(五相洞,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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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은 가문과 가문끼리 하는 것이라 여기고, 신랑과 신부 본인은 결혼하기까지 서로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다만 시어머니의 경우 며느리감을 미리 보러 가는 경우가 있었다. 주로 집안의 어른들이 괜찮다고 하면 혼인이 성사된다. 그래서 혼인을 하고나서 보면 신랑이 절름발이도 있고 신부 못냄이도 있다. 그래도 시집을 가면 평생을 그 집에 살아야 하는데, 여자는 그 집에 내발로 걸어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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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시신을 거둔다. 임종이 확인되면 초혼을 부른다. 초혼을 하고 나면 곡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빈소를 차리고 집안 식구들이 모인 가운데서 염을 한다. 시신을 잘 닦고 손발을 거두며, 몸이 뒤틀리지 않도록 잘 묶는다. 대렴을 마치고 나면 성복을 한다. 옛말에 ‘성복제 지내고 약 공사 한다’는 말이 있다. 성복제를 지냈다는 것은 이미 죽어버렸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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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9일 성주배씨 집안의 최씨 할머니 장례식을 참여관찰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망자는 경주최씨 최일순 할머니(88세)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로 계셨고, 맏아들 역시 당신보다 일찍 세상을 버림으로써 상주는 맏손주인 배동렬(성주배씨, 45세)씨이다. 둘째 상주는 둘째아들 그리고 다음으로는 사위 순이다. 할머니는 생전에 역시 홀로 살던 며느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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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례의 방식은 집안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전주최씨 가의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전주최씨 집안에서 행하는 기제사는 조율이시(棗栗梨柿)의 원칙에 의해 상차림을 하지만 조율(棗栗) 다음에 시과(時果)와 조과(造菓)를 놓고 이시(梨柿)를 진설한다.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제물은 본편인 시루떡이며, 시루떡은 예전에는 집에서 쪘으나 요즘은 방앗간에 부탁하는데, 떡쌀은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