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825년 성해응이 이항복을 모신 화산 서원의 중수를 기념하여 지은 기문.

[개설]

「화산 서원 중수기(花山書院重修記)」는 1825년(순조 25) 연경재(硏經齋) 성해응(成海應)[1760~1839]이 이항복(李恒福)[1556~1618]을 모신 화산 서원(花山書院)을 손질하여 고친 것을 기념하여 지은 중수기(重修記)이다. 화산 서원은 1720년(숙종 46)에 국가에서 인정한 사액 서원으로 ‘화산(花山)’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흥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1868년(고종 5)에 훼철(毁撤)되었다가 1971년 포천 유림에서 복원하였다. 「화산 서원 중수기」는 성해응의 문집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속집(續集) 책(冊) 11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백사 이문충[이항복] 선생의 서원은 두 곳이 있다. 하나는 북청의 노덕사인데, 선생이 귀양을 간 땅이다. 하나는 포천의 화산 아래에 있는데, 선생의 향리이다. 선생은 만력 연간 임진년 섬나라 오랑캐의 난에 당하여 가장 먼저 내부(內附)[명나라로 피난]와 명의 구원을 청하였다. 마침내 중흥이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혼란한 임금의 시대[광해군 재위기]에 당하여 인륜과 강상의 법도를 뿌리박아 심으려 했으나[인목 대비 폐위와 영창 대군 살해에 반대한 이항복의 활동을 말함], 북청부로 내쳐져서 돌아가셨다. 선생의 공(功)과 의(義)는 분명히 국사에 드러나 있다. …….

포천 사람들은 포천이 선생의 향리이기 때문에 무릇 선생의 자취가 배어 있어서, 농사지을 때도 그 자취가 갖춰짐이 있다. 선생이 끼친 풍속과 여운은 모두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고 감탄함이 있다. …… 포천현의 동쪽 옥금동에 경치 좋은 명승지가 있어서, 선생이 즐기며 노니셨던 그곳에 맞추어 포천현의 사람들이 최초로 선생의 서원[백사 서원(白沙書院) 1631년]의 터를 골라 주춧돌을 세우고, 이윽고 화산의 아래, 석포(石浦)의 위에 이르러 선생의 유허(遺墟)로 삼았다. …….

이제 서원을 세운 때로부터 200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 서원을 보수했지만 사류(士類)들이 견고히 할 수 없었다. 기와와 낙수받이 그리고 기둥이 상했고, 섬돌은 기울고 마룻대는 굽었으며, 단청(丹靑)은 흐릿해지고, 울타리는 무너졌다. 포천의 사람들이 다투어 돈과 비단을 내어 서원을 수리하였으나, 힘이 두루 공급될 수 없었다. 다만 당(堂)은 수리했지만 실(室)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을유(乙酉: 1825, 순조 25)년이다. ……

[白沙李文忠先生書院有二區 一在北靑之老德社 先生居謫之地也 一在抱川花山之下 先生之鄕里也 先生當萬曆壬辰島夷之亂 首請內附 求援天朝 遂成中興之績 當昏朝時 扶植倫常 竄北靑府以卒 先生之功與義 著在國史 …… 抱之人以先生鄕里之故 凡杖屨之逍遙 田圃之耕稼 具有其跡 先生之遺風餘韻 皆可以指點而興嗟 …… 縣之東玉琴洞 有泉石之勝 先生樂遊其中 縣人初營先生之院 旣相址樹礎 旋以爲花山之下 石浦之上 距先生遺墟 …… 今距建院之時 過二百年 屢經補完 類不能牢固 瓦溜而柱腐 砌傾而棟橈 丹靑䵝昧 垣墻崩壞 鄕中人競出錢帛而修之 力不能周給 只修其堂而不及其室 今歲乙酉 ……].

[의의와 평가]

「화산 서원 중수기」는 그동안 화산 서원에 대한 자료에서 잘 소개되지 않았던 1825년(순조 25)의 중수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어 화산 서원의 연혁을 더욱 잘 알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