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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401318
한자 文化藝術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남도 영암군
집필자 변남주

[정의]

전라남도 영암 지역에서 이루어진 미술, 음악, 서예, 사진 부문 등의 활동 또는 그 작품.

[개설]

고려 시대,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문화·예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정립되지 못했다. 이는 엄격한 유교 정신과 궁핍을 벗어나기 어려운 백성들의 실정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이어 내려온 창작 활동도 예술이라기보다는 현실에 예속된 힘든 삶을 벗어나기 위한 종교 행위나 또 다른 삶의 형태로 존재하였던 것이다.

광복 후에 들어와서야 사회 운동 차원의 일부 움직임이 있기는 했으나 거의 관(官) 주도의 행사에 그쳐 진정한 의미의 문화·예술 활동은 미약하였다. 영암군 또한 마찬가지로 해방 후에야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진 몇몇 인사들을 중심으로 예술 활동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현재는 미술, 음악, 서예, 사진 활동 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더불어 다수의 관련 기관과 단체도 설립되어 힘을 더하고 있다.

[미술]

한반도의 서남단에 위치한 영암군은 수려한 월출산을 중심으로 일찍이 불교 미술이 발달하였다. 월출산 곳곳의 바위에 조각되어 있는 마애불 등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국보 제144호로 지정된 영암 월출산 마애 여래 좌상은 통일 신라 때의 것으로, 월출산 구정봉의 서북쪽 암벽을 깊게 파서 불상이 들어앉을 자리를 만들고 그 안에 높이 8.6m의 거대한 불상과 86㎝의 작은 동자상을 조각하였다. 또, 30m의 높은 바위에 새겨진 고려 시대의 불상인 영암 월곡리 마애 여래 좌상은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제149호로 지정되었다. 보물 제89호로 지정된 영암 도갑사 석조 여래 좌상군서면의 도갑사(道岬寺) 미륵전에 모셔져 있는 고려 시대 석조 불상인데, 몸체와 광배(光背)가 하나의 돌로 조각되어 있어서 마치 바위에 직접 불상을 새긴 마애불과 같은 기법을 보여 준다. 이 외에도 동구림리책굴 앞에 석인상 등이 남아 있다.

근현대의 미술로는 나주 출신 단청 화가 양지학이 1925년 영암에 와서 정려(旌閭)·사우(祠宇)·열녀문(烈女門)·효자문(孝子門) 등에 단청을 하였으며, 1930년대에는 취봉(翠峰) 이종원(李锺元)이 영암에 와서 인물과 산수화를 그림으로써 미술 애호가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해방 이후에는 목포에서 활동한 남농(南農) 허건(許楗)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화가들이 배출되었는데 소송(小松) 김정현(金正炫), 도촌(稻村) 신영복(辛永卜) 등이다. 이후에 유명렬, 신현조, 조동희, 천홍태, 정기봉, 유진석, 이병영, 신인철, 박성수, 김영운, 김인화, 김용정, 김재춘, 강명구, 오일영 등의 많은 한국화가들이 배출되었다.

서양화가로는 문동신이 일본에서 미술 학교를 졸업한 후 후진을 양성하였으며, 1950년대 이강희를 비롯하여 1960년대 김종일·김희규·남종완이 정규 미술 교육을 받고 화단에 진출하였다. 이후에 많은 서양화가가 배출되어 군 단위에서는 보기 드물게 많은 작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외에 판화가로 김준권, 조각가로 최규철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음악]

일찍이 영암은 구비 전승된 노동요와 더불어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 김창조(金昌祖)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김창조영암읍 회문리에서 출생하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영암을 중심으로 광주, 전주, 경상도 등지에서 활동하였다. 1890년대 전통 음악 연주에서 보조 악기로만 연주되던 가야금을 독립시켜 가야금 산조라는 독창적인 음악 형식으로 발전시키고 정립하였다.

김창조는 여러 명의 뛰어난 제자를 두었는데, 군서면 출신의 한성기(韓成基)도 그중 한 명이다. 한성기의 재능은 딸에게도 연결되어 딸 한농선(韓弄仙)은 국가 무형 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시종면 출신인 김병호(金炳昊)는 임방울 창극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후진 양성에도 전념하여 많은 제자들을 길러 냈다. 또, 김창조의 손녀이자 국가 무형 문화재 제23호였던 김죽파(金竹波) 등이 있다. 이들은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 현존하는 주요 가야금 유파의 맥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김창조의 위업을 기리기 위하여 김죽파의 수제자 양승희는 가야금 산조의 현창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1999년 『김창조와 가야금 산조』를 편찬하였으며, 2000년에는 영암군에서 가야금 산조 현창 사업 추진 위원회를 결성하고, 2001년부터 산조 학술회의와 축제를 개최하는 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광복과 함께 서양 음악이 밀려들어 전통 음악이 점차 자취를 감추는 것을 애석하게 생각한 영암 지역 국악인들은 전통 음악 전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89년 5월 10일 한국 국악 협회 영암군 지부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회원과 일반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국악, 창, 고수, 농악, 시조를 교육하였다. 그 결과 이창윤, 김죽암, 전석기, 김여진 등의 실력 있는 국악인들이 배출되었다.

영암군의 음악 기조에는 여러 가지 구비 전승요가 있다. 특히 농업과 관련하여 농요가 발달하였다. 들소리를 비롯하여 밭매는 소리, 모찌기, 모심기, 김매기, 길꼬 내기, 보리타작 소리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영암 갈곡리 들소리」는 논농사와 관련된 농요로 구성되는데, 2004년에는 제45회 한국 민속 예술 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에는 소리 보유자인 유승림과 함께 전라남도 무형 문화재 지정이 확정되었다. 이 외에도 노동요로 길쌈 노래, 물레 타령 등과 줄 소리, 상엿소리 등이 있다.

[서예]

영암 지역 서예계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국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한 경암 김상필을 들 수 있다. 김상필은 영암군 현대 서예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후진 양성에 전념한 결과 길러낸 강명구, 박충원, 배석술, 서종견, 양동균, 정영호, 정현숙, 김상회, 박종복, 송보현, 유호평 등의 제자들이 각처에서 서예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사진]

영암군 사진 동호회는 영암 사진 클럽과 월출 사진 클럽이 있다. 영암 사진 클럽은 1983년 1월에 창립되었는데, 활동 결과 전판성이 전남도전 우수상, 최영수가 전국 공모전 금상을 수상하였고 문기철, 천성주 등이 입상하였다. 월출 사진 클럽은 1988년 7월에 창립되었고, 1990년 5월 창립전을 시작으로 매년 회원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월출산을 주된 소재로 삼아 활동하면서 영암군 홍보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류재정, 박종길, 박준상, 박철 등이 영암 출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 기관]

영암군의 문화·예술 발전과 관련하여 여러 기관이 설립되었다.

영암 문화원은 1957년 5월에 초대 원장으로 김부선을 추대하여 출발하였으며, 1962년에는 한국 문화원 연합회에 가입하면서 전국 55개 문화원 중의 하나로 정식 발족하였다. 이어 1964년 10월 13일 문화 공보부로부터 사단 법인 영암 문화원 설립 허가를 받아 영암군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오늘에 이른다.

영암 도기 박물관은 1986년과 1996년 2차에 걸친 이화 여자 대학교 박물관의 구림 도기 가마터 발굴을 계기로 영암 구림 도기 문화의 전승과 연구, 교육을 위해 탄생했다. 영암군이 구림 마을의 폐교[옛 구림 중학교]를 매입하여 리모델링한 후 1999년 10월 9일 구림 도기 문화 센터로 출발했다. 1만 6056㎡ 면적의 부지 위에 전통 공방과 가마, 전시실, 자료 연구실, 강의실, 판매장, 야외 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전시실에는 구림 도기 가마터 출토 유물을 비롯해 고려 도기·옹기·옹관 등이 전시되어 있고, 해마다 특별전과 기획전이 열린다. 구림 도기 문화 센터는 2008년에 재건축이 되고, 2009년에는 박물관으로 승격되었다.

영암군립 하 미술관은 2012년 영암 도기 박물관 인근에 준공되었다. 군서면 구림 마을 일대의 부지 6,017㎡에 55억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 하 미술관은 영암군 홍보 대사이자 재일교포인 동강(東江) 하정웅(河正雄)이 평생 수집한 미술 작품 중 2,700여 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수장고·상설 전시실·기획 전시실·사무실 등이 갖춰진 미술관과 게스트 하우스로 출발하였다. 하 미술관은 수준 높은 그림, 조각 등의 미술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구암 미술관은 1986년에 준공되었는데, 서양화가 김희규가 건립한 사설 개인 미술관이다. 연건평 128평에 소장품은 150여 점이며, 주말에는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어린이날과 군민의 날에는 군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출 학생 예술제를 거행하고 있다.

[평가와 의의]

영암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은 역사적으로 오랜 불교 미술의 전통과 가야금 산조의 본향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예술성은 수려한 월출산의 자연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미술, 음악, 사진 등의 분야에서 두드러진 인물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2000년대에는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이 건립되어 문화·예술의 중흥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지만, 영암군의 오랜 역사와 문화·예술의 전통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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