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여말선초 안동 출신의 문신.

[가계]

본관은 흥해(興海). 초명은 배환(裵紈). 고려태사(高麗太師) 배현경(裵玄慶)의 8세손이다. 고조부는 자문보승(紫門保勝)인 배유손(裵裕孫), 증조부는 전리판서(典理判書)인 배영지(裵榮至), 할아버지는 공민왕 때 흥해군(興海君)에 봉해진 배전(裵詮), 아버지는 백죽당(栢竹堂) 배상지(裵尙志), 어머니는 안동권씨(安東權氏)로 권희정(權希正)의 딸이다.

[활동사항]

배환은 안동부 금계촌(현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에서 태어났으며 일찍부터 문정공(文貞公) 조용(趙庸)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1401년(태종 1) 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뒤 1405년에 예문관직제학이 되면서 본격적인 관직 생활을 하였다. 1431년(세종 13) 유구국(琉球國) 중산왕(中山王)이 보낸 사신을 예문관직제학의 직분으로 접대하였고, 이듬해에는 광주에서 일본 국왕의 사신을 접대하였다.

1434년에는 우사간이 되었고 이듬해 대사헌 이숙주(李叔疇)와 함께 신의군(愼宜君) 이인(李仁), 김경재(金敬哉), 최씨(崔氏) 등의 죄를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숙주와 더불어 여러 차례 간하여 결국 이인을 폐하여 서인(庶人)으로 만들고 삼천리에 유배보냈으며 김경재는 직첩을 회수하게 하였으나 최씨는 벌을 받지 않았다. 같은 해 8월 호조참의가 되었다.

1436년 병조참의로 사신을 접대하였고, 이듬해 황해도관찰사로 나가 부임지의 흉년과 질병에 대해 장계를 올려 구휼해 이끌어 내었다. 1438년 7월 첨지중추원사가 되었고 8월 다시 공조참의가 되었고 이듬해 형조참의가 되었다. 1442년 7월 전라도관찰사가 되었지만 정이한(鄭而漢)의 상소로 12월에 파면되었다. 1448년에 판진주목사에 제수되었으나 전문(箋文)을 올려 치사(致仕)하였다.

[저술 및 작품]

배환의 저술은 거의 유실되어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백죽당선생실기부사체사적(栢竹堂先生實記附四棣史蹟)』에 「침벽루차운(枕碧樓次韻)」이라는 시가 한 수 전해진다. 또 『월성지(月城誌)』에도 “유수일천년고국/ 한연사십팔왕릉/ 첨성대고기아집/ 반월성공야녹등(流水一千年故國 寒煙四十八王陵 瞻星臺古飢鴉集 半月城空野鹿登)”이라는 시가 실려 있다.

[묘소]

묘소는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괴정리 미질(美質)에 있다. 묘비에는 ‘가선대부행관찰사흥해배공지묘(嘉善大夫行觀察使興海裵公之墓)’라고 적여 있다.

[상훈과 추모]

후손들이 배환이 말년을 보내고자 했던 곳인 현재의 경상북도 안동시 남후면 단호리에 낙암정(洛巖亭)을 건립하였으며, 매년 음력 10월 10일에 묘소에서 전례(奠禮)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