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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02497
한자 文學
영어의미역 Literatur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손병희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한 예술 및 그 작품.

[개설]

안동 지역에서는 대체로 1960년대 전후에야 근대적인 문학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근대에 들어와 우리 문학은 국문학이 주류를 이루었고, 시(서정)·소설(서사)·희곡(극)이라는 갈래를 확립하면서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새로운 문학 활동은 주로 근대문화 수용의 통로인 교육기관과 저널리즘이 발달한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해방 전후의 문학]

광복 이전에 안동 출신의 이육사(李陸史)·이원조(李源朝) 형제가 문인으로 활동했고, 뒷날 안동을 배경으로 『청춘』이란 소설을 발간한 나도향(羅稻香)도 1920년에 안동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도향이 안동에서 문학과 관련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육사 형제의 문학 활동 역시 생활 근거지와 발표 매체, 그리고 문단사적 성격상 지역 문학 활동의 범주를 벗어난다.

1945년 안동에서 발간된 『김기한시집』의 발굴(김원길)에서 보듯이, 안동 지역에서 이루어진 초창기 근대적인 문학 활동은 새로운 자료의 출현에 따라 구체적인 실상이 밝혀져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맥향’(1958)의 활동을 지역 근대문학 활동의 전사로 상정할 수 있다. 맥향은 청소년 문학 조직에 지나지 않으나, 동인 중 일부가 뒷날 직업 문인으로 성장하고 일부는 글밭동인회를 결성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단의 출발]

안동 지역 문학의 본격적인 출발은 안동문학회(1966), 카오스문학동인회(1967), 글밭동인회(1969) 등이 조직되는 1960년대 중반이다. 이 조직은 일정 기간 존속하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안팎으로 확산시켜 일부 회원들이 직업 문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글밭동인회는 얼마 동안 지역의 문학 활동을 부추기면서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 결성(1971)을 주도했다. 아동문예 지도를 위한 교사들의 조직인 안동아동문예연구회(1963)도 이 시기에 발족하였다.

당시 지역 문인들의 내면 풍경, 그리고 문학에 대한 태도를 「건설적인 현실부정과 새로운 질서와 가치척도 발견」(『글밭』 1권 2호), 「불모의 땅에 신문학의 꽃을 피워야 할 무거운 짐」(『안동문학』 창간호) 등에서 일부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안동문학』 창간사는 지역 문학 개척의 사명감과 소외된 문인의 처지를 인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글밭동인회와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가 결성되는 1970년 전후는 창작 주체의 조직과 발표 매체의 형성을 통해 지역 문학의 근대적 기반을 이룬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 시기를 전후하여 많은 이들이 문단에 진출하여, 지역 문인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타진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지역 문인들의 활동은 문학 강연, 시화전, 백일장 등 다양한 문학 관련 행사를 통해 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확산시킴으로써, 이후 등장할 지역 문인들의 잠재력을 자극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육사의 묘소가 고향으로 이장(1960)되고, 시비가 안동에 건립(1968)된 것도 이 시기이다.

[동인의 활동]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의 결성 이후 지역 문인의 활동은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안동문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안동문학』『글밭』 8집(1985)이 속간될 때까지 개인 작품집을 제외한다면 지역 문인들의 거의 유일한 발표 매체였다. 1980년대 초 창작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 말동인회가 단기간에 그쳤으나 시문학에 치중된 편식증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가로수·오로라·카오스 등의 안동교육대학(출신) 문예 조직의 단속적인 맥을 보여주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 사실상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와 글밭동인회가 주도해 온 지역 문학 활동은, 1990년대 전후에 이르러 ‘지역 대중이 주체가 되는 문예’를 표방한 참꽃문학회(1989)와 시조 시인들의 ‘오늘’(1989) 동인이 결성됨으로써 좀 더 다양한 모습을 지니게 된다. 이것은 그동안 한국 사회와 문학이 경험한 폭넓은 변화와 연관되면서 지역 현실을 일정 반영한 현상이다.

참꽃문학회는 사회 변혁을 위한 문화 운동 조직의 성격이 뚜렷하며, 그 점에서 문학과 이념의 혈연적 삼투현상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진보적 문학단체의 등장은 전국적 현상이며, 거기에서 기성 문학에 대한 불만을 읽을 수 있다. 인근의 시조 시인들과 함께 한 ‘오늘’ 동인의 결성은 시조의 미학적 독자성과 함께 문학과 현실과의 관계를 한층 밀도 있게 인식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시기 안동수필문학회(1982), 안동주부문학회(1991)가 결성되어 문학의 폭과 저변이 더욱 확대되었다. 아울러 글밭동인회·참꽃문학회·안동주부문학회 등이 연합한 안동민족문학회(1998)가 결성되어 문학적 지향에 따른 조직 사이의 협력과 연대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또한 시민단체로서 이육사연구회(1988)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이육사기념사업회(1994)가 발족되었다. 이육사기념사업회는 문학에 대한 시민 사회의 관심을 이육사문학상 제정, 이육사문학관 건립, 이육사 생가 복원, 이육사문학축전 개최로 구체화하고 그 실현에 주력했다.

2000년대 이후 민족문학을 지향하고 문학적 실천으로 공동 연대하며 지역 문학을 계승·발전하려는 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2003)가 결성되고 기관지 『안동작가』가 창간되었다. 이로써 지역의 문학 활동은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 그리고 『안동문학』『안동작가』가 중심이 된다. 지역의 대다수 문인을 포괄하고 있는 이 두 단체는 자신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의 기획과 노력을 통해 지역 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인들이 축적한 성과와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지역 문인들은 많은 개인 작품집을 발간하고 여러 매체에 적지 않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2007년 권정생(權正生)의 작고는 지역 문학계의 큰 손실이지만, 전국적으로 큰 호소력을 발휘한 그의 문학은 지역 문학의 활기와 가능성을 더욱 북돋우고 확장할 것이다.

[지역 문학의 방향]

지역 문학의 자기 확립과 자기 발전을 위하여, 지역 문학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기획과 행정 지원, 지역 문학 저널리즘의 다양화와 활성화, 소설과 희곡, 비평 분야의 잠재적 창작 주체의 발굴과 지원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러한 안팎의 모색은 무엇보다 중앙 중심주의에 바탕을 둔 비뚤어진 문화 구조를 해체하는 것을 겨냥해야 한다.

마땅히 지역 문학 활동과 지역 문학 작품은 지역적 삶의 현실에 기반을 두고 그것을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한국적·세계적 보편성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대량 동시성과 획일성이 현대 산업사회의 한 특성이기는 하지만, 특수한 지역적 삶의 밀도를 획득함으로써 세계적 보편성에 이르는 것이야말로 지역 문학이 개척하고 감당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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