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남원시에 산재해 있는 청동기시대 묘제의 하나.

[개설]

청동기시대의 무덤은 돌로 만든 석관묘, 토기를 구워서 만든 옹관묘, 큰 상석을 이용하여 만든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은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에 가장 많으며, 그 중에서도 전라도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고인돌은 일반적으로 낮은 산기슭의 끝자락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방에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하천이 흐르는 지역에 입지한다.

고인돌은 크게 북방식과 남방식으로 분류된다. 북방식은 탁자와 같이 지석이 긴 형태이며, 주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한강 유역에 걸쳐 분포한다. 남방식은 바둑판과 같이 4개의 짧은 지석이 있으며, 주로 한강 이남 지역과 전라도 지역에 분포한다. 일본의 큐슈[九州]에서도 남방식이 발견되고 있다.

청동기시대에는 오늘날의 장례와 마찬가지로 축조 의례, 매장 의례, 장례 의례가 이루어졌다. 매장에는 신전장, 굴장, 이차장, 화장의 방법이 이용되었다. 고인돌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토기·마제 석검·마제 석촉·옥·청동 검·청동 거울 등이 있다. 칼·거울·옥이 한 조를 이루어 출토되는 경우는 수장급 무덤으로 볼 수 있다.

[분포와 입지]

남원 지역의 고인돌은 주천면 신기리·은송리, 아영면 갈계리·청계리·봉대리·고인리, 산동면 신기리, 보절면 황벌리·은천리, 송동면 세전리, 수지면 산정리, 대강면 송대리·석촌리·사석리 등지에서 50여 기 이상이 확인되었다. 이 중에서 대산면의 섬진강이 휘감아 도는 충적지에 가장 밀집된 양상이다.

남원은 전 지역에 고인돌이 고루 산재해 있으며, 특히 섬진강 수계인 서부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이는 섬진강변의 충적지를 이용한 농경 문화가 발달한 결과로 보인다. 입지는 하천변의 충적지, 구릉지, 산기슭 등에 위치한다.

[구조]

남원 지역의 고인돌은 모두 남방식이며, 기반식과 개석식이 거의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 남원 지역의 고인돌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고인돌의 구조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인접 지역의 조사 결과를 통해 남원 지역 고인돌의 구조를 유추해볼 수 있다.

남원 지역과 인접해 있는 곡성 옥과면 현정리·연반리·연화리 고인돌의 하부 구조는 석곽형을 이루면서 영산강과 남해안 지역의 문화가 복합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남원 지역 고인돌의 구조도 곡성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성격]

기원전 6-5세기를 전후로 한 시기에 섬진강 유역의 고인돌에는 변화가 보인다. 그것은 곧 요령식 동검의 출현이다. 요령식 동검은 남해안과 보성강 유역에서 주로 부장품으로 발견되고 있으며, 고흥 운대리, 순천 우산리, 보성 덕치리, 여천시 봉계동·적량동·평여동·화장동, 여수 오림동 등에서 출토되었고, 멀리는 경상남도 의창 진동리 고인돌에서도 발견되었다.

요령식 동검 문화를 가진 집단이 충청남도 서해안을 경유하여 기원전 6-5세기경에는 해상을 통해 광양만 일대까지 내려와 경상남도 지역으로 교류함과 동시에 섬진강 하류와 보성강 유역까지도 진출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보성강 유역과 남해안 일대에서 출토되는 요령식 동검을 포함한 청동기 문화는 영산강 유역과 차이를 보인다.

요령식 동모도 요령식 동검과 비슷한 시기로 추정되고 있다. 여수반도에서는 6개 지역에서 120여 기가 조사되었다. 이 지역은 소백 산맥의 말단 줄기로 산악 지대가 발달되었으며, 곳곳에 구릉과 분지형 평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 고인돌군이 군집을 이루며 산재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요령식 동검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많은 편이다. 이는 중국 동북 지역과의 교류에 의해서 발전된 것으로 생각되며, 해안을 통해 남해안 일대까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고인돌의 매장 시설에서 석검과 석촉이 공반되기도 하고, 요령식 동검과 관옥·소옥·곡옥 등의 옥류는 여수반도 지역에서 많이 출토되어 주목된다. 곡옥은 무안 월암리 고인돌에서도 출토되어 동검과 함께 중국 요령 지역으로부터 충청도 서해안을 따라 남해안에 이르는 루트가 상정된다. 여수 오림동 고인돌에서도 요령식 동검과 석촉이 공반되고 있고, 석검이나 인물화 등의 암각화가 음각되어 경상남도 지역의 의창 진동리는 물론 울주 등 경상북도 해안 지역까지도 교류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