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0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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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이병찬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문학.
[개설]
구비 전승이란 말로 된 문학을 총칭한다. 말로 창작되고 전승되기 때문에 전승 과정에서 계속 변하며, 그 변화의 누적으로 개별 작품이 존재하게 된다. 구비 전승의 주요 장르로는 말(설화, 속담, 수수께끼 등)과 노래(민요, 판소리 등), 행위(민속극, 연희, 마을 제의 등) 등을 들 수 있다. 포천 지역에는 신화 자료나 굿노래, 판소리, 탈춤, 수수께끼 등은 전하지 않거나 보고된 자료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는 포천의 설화, 민요, 속담 등을 중심으로 개괄하고자 한다.
[포천의 설화]
포천의 설화는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간행한 『포천 군지』에 61편, 2001년 조흥욱·박인희·조재현 등이 편찬하고 박이정에서 발행한 『경기 북부 구전 자료집』에 185편이 채록되어 있다. 그리고 2000년 이근영·이병찬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 260여 편이 실려 있어 어느 지역보다도 자료가 풍부한 편이다. 이들 자료 중에서 『포천의 설화』에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260여 편에 달하는 포천의 설화들은 이야기의 주체에 따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 ‘동물에 대한 이야기’, ‘귀신에 대한 이야기’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 세 가지 유형에 포함될 수 있는데, 이밖에 ‘웃는 이야기[소화(笑話)]’와 ‘지명 유래담(地名由來譚)’도 많이 전한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인물담(人物譚)과 사건담(事件譚)으로 다시 세분하면 모두 6개의 항목이 된다. ‘인물담’은 유명 인물과 무명 인물로 나눌 수 있다. 사건담도 풍수담(風水譚), 시집살이, 변신담(變身譚), 신이담(神異譚), 결혼담(結婚譚), 기타(其他) 등으로 세분된다.
포천의 설화도 당연히 설화의 일반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성을 잘 갖추고 있다. 포천의 설화 속에는 지역민의 역사·신앙·관습·세계관·꿈과 낭만·웃음과 재치 등이 두드러진다. 지역과 연고가 있는 사람들의 인물담[양사언, 오성과 한음, 이서구 등]이 많고, 역사적·지리적 조건 때문에 ‘궁예왕’에 대한 이야기가 지명 유래와 함께 전승되고 있다.
포천 설화에는 생활 속에서 얻은 교훈이나 역경을 이겨 내는 슬기와 용기 등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어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작품 수도 풍부하지만, 이야기의 종류도 다양하게 전승된다. 인물만 보더라도 위로는 왕으로부터 아래로는 이름 없는 촌부에까지 이르고 있다. 더욱이 그 주제와 제재도 다채롭고, 기발한 상상력에 바탕을 둔 이야기도 많다. 그래서 2011년 12월에 포천 문화원에서 설화를 동화로 꾸며 『우리 포천의 옛날이야기』[「황새목이의 할머니」 등 10편의 동화 수록]로 펴내어 학교의 교육용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포천의 설화를 인물담, 사건담, 동물담(動物譚), 귀신담(鬼神譚), 소화, 지명 유래담 등의 순서로 소개한다.
1. 인물담
인물담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등장인물의 성품이나 능력 자체에 관심의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이것은 다시 포천 지역과 관련이 있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이야기와 이름 없는 민중의 이야기로 나뉜다.
유명 인물의 경우에는 주제를 고려하여 효(孝)와 열(烈) 11편, 왕 3편, 대신 25편, 장군 11편, 기타 7편 등이다. 유명 인물은 대부분 포천에 지역적 연고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왕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궁예왕의 이야기로, 행정 구역으로 철원과 가까운 지역에서 채록된 것들이다. 유명 인물 가운데는 특히 이곳 포천에서 말년을 보낸 세칭 ‘양문 대신’ 이서구의 이야기가 8편으로 가장 많고, 오성과 한음의 이야기는 7편이 전승된다. 무명 인물은 효와 열 8편, 착한 마음씨 5편, 지혜와 꾀 14편, 바보 5편, 힘과 용기 5편, 기타 4편 등이다. ‘유명 인물의 이야기’는 57편이고, ‘무명 인물의 이야기’가 40편으로 인물담은 총 98편이 된다.
2. 사건담
사건담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인물 자체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흥미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것을 다시 주요한 제재에 따라 보면 풍수담 13편, 시집살이 5편, 변신담 9편, 신이담 6편, 결혼담[연애담 포함] 4편, 기타 7편 등이다. 사건담에 속하는 이야기는 모두 44편으로 이 중에서 풍수담이 가장 많고, 변신 이야기와 신이한 이야기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 동물담
동물담은 앞의 인물담이나 사건담처럼 이야기의 주체가 사람이 아니고 동물인 이야기이다. 이 유형은 호랑이 이야기 14편, 여우 이야기 4편, 구렁이 이야기 5편, 기타9편 등이 해당된다. 모두 33편으로 이 가운데 호랑이 이야기가 가장 많은 편수를 차지한다.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인물담이나 사건담에 등장하는 것과 지명 유래담에 등장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이보다도 훨씬 많다. 이것은 포천이 지리적으로 높고 낮은 산이 많기 때문에, 예로부터 호랑이 이야기가 널리 유포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이야기 편수는 적지만, 기타에 들어 있는 꿩, 개구리, 쥐, 두더지와 심지어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이[蝨]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동물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동물담은 특히 듣는 사람이나 이야기하는 사람의 뛰어난 상상력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다. 이런 설화에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낭만이 함께 깃들어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4. 귀신담
귀신담은 이야기의 주체가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귀신 이야기이다. 이 유형도 귀신의 성격에 따라 학문적으로 다양한 하위 갈래가 있을 수 있다. 포천 지역의 설화에서는 도깨비 이야기가 17편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그밖에 조상신이나 산신령, 그리고 기타 잡귀들의 이야기는 9편으로 그리 풍부하게 전승되는 편은 아니다.
5. 소화
소화는 말 그대로 ‘웃기는 이야기’ 또는 ‘웃기기 위한 이야기’로, 일반적으로는 그냥 ‘우스개 소리’라고 하는 것을 말한다. 방귀와 거짓말을 제재로 한 이야기가 각각 3편과 4편이고, 기타가 5편이다.
6. 지명 유래담
지명 유래담은 단일 유형으로는 가장 많지만, 그중에서 설화로서의 구성과 체재를 어느 정도 갖춘 것만을 택하여 실었기 때문에 모두 43편이 된다. 지명 유래담은 특히 포천의 지역적 특성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포천의 민요]
포천의 민요는 연천군, 가평군 및 중·서·북부 경기도와 관계를 가지면서 강원도[원주 이북] 영향권에 있다. 이를 노동요, 의식요, 기타 등으로 소개하기로 한다. 현재 유희요는 포천에서 조사된 자료가 없지만 동요와 함께 기타에서 다루기로 한다.
1. 노동요
포천을 대표하는 민요는 「포천 메나리」이다. 포천은 논밭 농사와 관련된 노동요가 많이 전하는데, 그중에도 논맬 때 불리는 「메나리」는 힘차면서 구성진 가락이 멋있고 창법 또한 독특하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터에서 많이 불렸으나 최근에는 농업의 기계화와 나이 많은 기능 보유자들의 타계로 인하여 거의 잊히고 있다. 2000년 8월 21일 경기도 무형 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었고, 2005년에는 전국 민속 경연 대회에 참가하여 대한민국 농요 대상[대통령상]을 받은 바도 있다.
다른 지방에서는 메기고 받는 형식이 보통인데 「포천 메나리」는 메기고, 지르고, 받고, 내고, 맺는 등 다섯 조로 편성되어 각기 역할을 분담하여 부름으로써 소리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포천 메나리」는 농사일의 과정에 따라 나무꾼 소리[목동요, 입산 하산 노래], 소몰이[써래질 소리], 열소리[모내기 소리], 방아 타령[긴 자진 아리, 애벌 논매기 소리], 메나리[두벌 논매기 소리], 담쌓은 소리, 새 쫓는 소리[후야 훨훨] 등으로 편성되는데, 이러한 노래의 중심이 두벌 논매기 소리인 「메나리」이기 때문에 「포천 메나리」로 이름을 붙였다. 두벌 논매는 소리[메나리]의 가사를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자두벌논 매면서 메나리 한 번 해보세/ 예----/ 이 논-배미 물새 좋아/ 이에 이에 이에 이에 이에/ 이-이 논배미/ 물-새/ 좋-아.”이다. 이 노래는 1992년 경기도 민속 경연 대회 참가를 위해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이가팔리와 가산면 방축리 등 7개 부락에서 13곡을 채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포천 메나리 전수 회관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가산면 방축리에 있고, 기능 보유자로 이영재가 있다. 가산면 주민 자치 센터에서도 전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포천 메나리 보존회[회장 김영오]에서는 한국 국악 협회 포천시 지부의 노력과 포천시, 포천 예총, 포천 문화원 등의 지원을 받아 발굴·연수·보존·전승에 앞장서고 있다.
이외의 노동요로는 「잣따는 소리」, 「도리깨질하는 소리」, 「논삶는 소리」, 「논둑쌓는 소리」, 「밭일구는 소리」, 「밭가는 소리」, 「밭밟는 소리」, 「검불날리는 소리」, 「지게꾼 소리」, 「소몰이 소리」, 「애벌김매기」[긴방아 타령], 「풍년가」 등이 있다. 또한 토목과 건축 공사를 하면서 부르는 「말뚝박는 소리」, 「땅다지는 소리」[지경다지는 소리]가 조사되었다.
2. 의식요
포천 지역 민요에서는 앞서의 메나리로 대표되는 노동요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의식요로서의 「회심곡」과 「노정가」이다. 이들은 의식요 가운데 장례요로 상여 소리에 속한다. 이밖에 달구 소리인 「달구소리」, 「자진 달구 소리」, 「회다지 소리」[옥설가]와 「긴 상여 소리」, 「자진 상여 소리」도 채록되어 있다. 「네 마디 주받이」, 「두 마디 주받이」 등 2편의 무가도 조사되었다.
3. 기타
기타 민요로는 먼저 동요가 있는데 「두껍아」, 「잠자리」, 「동굴 땡땡」 등이 있다. 이밖에 잡가로서 「도덕가」, 「시집살이 노래」, 「십장가」 등이 있으나, 지역적 특성을 살피기는 어렵다. 특기할 만한 것은 「포천 별곡」[영평 팔경가]이다. 이것은 포천 8경인 화적연, 금수정, 창옥병, 낙귀정지, 백로주, 청학동, 선유담, 와룡암 등을 노래하는 것으로 역사적 고증과 문헌을 토대로 뜻있는 분들이 작사하고 작곡가 이병욱 교수가 작곡한 일종의 신민요라고 할 만하다. 그동안 한국 경기소리 보존회 포천시 지부[회장 박영실: 국가 무형 문화재 제57호 경기 민요 이수자]를 중심으로 2005년부터 7회의 발표회를 갖고, 모두 10곡을 모아 2012년 4월에 『포천 민요 영평 팔경가』를 간행하여 보급에 힘쓰고 있다.
[포천의 속담]
포천의 수수께끼는 채록된 자료가 없어서 속담만을 개괄하기로 한다. 속담은 민중의 경험과 지혜를 반영하는 것으로 전통적 진리로서의 권위를 가지기도 하며 처세의 재치로 활용되기도 한다. 포천의 속담은 1992년부터 4차에 걸친 대진 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답사 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835개의 속담이 『포천 군지』에 실려 있어 참고가 된다. “가갸 뒷 자[字]도 모른다.”로 시작하여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로 끝난다. 조사 방법은 우리말로 된 속담을 탐문식, 또는 설명식 조사 방법을 통하여 이해도와 사용 빈도수에 따라서 중요한 항목을 정리하였다. 비슷한 내용은 그 의미와 형태에 따라서 하나만 올림말로 잡았다.
포천 지방에서 많이 쓰이는 속담은 이곳에서만 쓰이는 것도 있기는 하나 대체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지방에서 쓰이는 것과 비슷한 것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