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는 민중들의 생활과 습관을 반영한 놀이.

[개설]

민속놀이는 옛날부터 민간에 전승되어 오는 여러 가지 놀이로서 향토색을 지니며, 전통적으로 해마다 행하여 오는 놀이를 말한다. 민속놀이는 민족 구성원의 정서를 자극시켜 대중적 흥취를 돋우고 공동적인 감흥 속에서 짜임새 있는 구조적 행동을 공동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상황 조성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부류는 연극을 비롯하여 연중행사 놀이, 종교 의례, 집단적 기념행사 등인데, 모두 민족의 문화의 전통적 양식과 규범에 따라서 행해지게 된다. 김천 지역에서 행해지던 민속놀이는 단체 놀이와 어른 놀이, 어린이 놀이로 크게 구분된다.

단체 놀이에는 회취(會聚), 줄다리기, 지신밟기, 횃불싸움 등이 있다. 어른 놀이에는 윷놀이, 쌍륙, 수투, 투전, 그림자놀이, 종경도치기, 연날리기, 씨름, 팔씨름, 다리씨름, 장치기, 엿치기, 낫치기, 지게싸움, 들돌놀이, 돈치기, 꼰, 그네뛰기, 널뛰기, 꽃놀이, 콩숨기기 등이 있다. 어린이 놀이에는 숨바꼭질, 땅뺏기, 보싸움, 제기차기, 비석치기, 못치기, 토끼싸움, 구슬치기, 딱지치기, 자치기, 말타기, 진빼앗기, 팽이치기, 굴렁쇠굴리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오간놀이, 수박치기, 사금파리 등이 있다.

[현황]

민속놀이는 민족의 공통적인 놀이 문화로 정착되어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성행하기 때문에 김천 지역만의 특징적인 면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김천은 예부터 감천이라고 하는 자연적인 경계와 하천 유역의 넓은 평야를 바탕으로 한 벼농사와 관련된 놀이 문화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행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횃불싸움과 지신밟기, 장치기, 보싸움, 수박치기 등이다.

1. 가위바위보놀이

놀이의 순서를 결정하거나 승부를 가릴 때 가위바위보를 한다. 손을 어깨 위에 올리거나 등 뒤에 숨겼다가 상대방과 동시에 불쑥 내밀면서 집게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만 펴면 가위이고, 주먹을 내밀면 바위, 손바닥을 펴서 내밀면 보가 되는 것인데, 가위는 보를 이기고, 바위는 가위를 이기고, 보는 바위를 이기는 놀이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가위바위보’를 ‘장겐보’라 했는데 일본말이라 하여 광복 후에 가위바위보로 바꾸었다. 장겐보도 따지고 보면 순수 일본말이 아니고 ‘장권봉(掌拳桻)’이라는 중국어의 우리말 발음이다. 일부 학자들은 당나라 때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에서 그대로 통용된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주먹치기’라 하여 은행 알이나 돌멩이 같은 손에 여러 개를 잡을 수 있는 물건을 쥐고 상대방이 수를 알아맞히거나 바둑을 대국할 때 흑과 백을 가리듯 홀수 짝수를 알아맞히는 것으로 지금의 가위바위보를 대신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그 내력은 문헌이 없어 자세한 것을 알 수는 없다.

2. 회취

1941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향토오락조사』에 따르면 김천 지방에서는 군수를 중심으로 향내의 선비들이 감천 냇가로 나가서 솥을 걸어 놓고 물고기를 잡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겼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2백 년 전부터 민간으로 파급되어 봄, 가을로 연례행사처럼 끼리끼리 모여 들에서 음식을 펼쳐 놓고 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김천고등보통학교에서도 전교생이 감천 냇가로 나가 솥을 걸고 밥을 지어 쇠고기 국을 끓여 먹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3. 줄다리기

김천 지방에서는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속칭 ‘줄당기기’라는 이름으로 편을 갈라 줄을 당겨서 승부를 가르는 줄다리기 놀이를 즐겼다. 대개 감천 냇가나 지류에서 하천을 경계로 줄을 당기거나 역사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었던 이웃 마을에서 교류의 일환으로 전개하기도 했다. 날이 정해지면 가가호호 볏짚을 거두어서 줄을 만드는데 통상 지름이 8㎝ 내외로 만들고 마을끼리 편을 갈라 남자들이 총동원되어 줄을 당겼다. 김천시 봉산면 봉계와 대항면 용복·신평, 아포읍 대신리와 개령면 동부리 마을 간 줄다리기가 유명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군중이 모이는 것을 경계한 일제에 의해 대부분 중단되었으며, 학교 운동회나 기업체 행사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김천문화원에서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때 읍면동대항 줄다리기놀이를 펼쳐왔으나 조류독감과 코로나19로 인해 2018년 이후 행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4. 횃불싸움

횃불싸움은 김천시 감문면 광덕리에서 일제 강점기까지 전해지던 민속놀이로 가장 격렬한 놀이 중 하나이다. 통상 음력 정월 대보름에는 달보기와 달집태우기를 하고 이튿날 밤에 횃불싸움을 하였다. 횃불싸움은 후대에 와서 횃불전투라 부르기도 한다. 이 싸움에서 작전을 짜고 대장을 정하는 등 규율이 엄격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남자들이 참여하며, 어린이들은 제외되었다.

횃불싸움에 사용된 횃불은 약 5~7㎝ 가량의 나무 막대기에 닭똥을 뭉친 다음 짚으로 감싸서 둥글게 만들었다. 여기에 불을 붙이게 되면 닭똥이 열을 받아서 불똥이 되어 튀므로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 후로는 깡통에 못으로 구멍을 여러 곳에 내어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든 것을 사용하였다. 이에 다시 철사 줄로 매어 빙빙 돌렸다. 깡통 안에 나무 조각을 넣고 불을 붙이면 나무가 활활 잘 타서 나중에는 숯으로 변하였다. 닭똥 횃불은 보통 한 사람이 서너 개를 만들어 두 개는 양손에 들고 싸움에 임할 때 그대로 쓰며, 나머지는 여유분으로 현장에 숨겨 두었다가 썼다. 깡통 횃불은 한 사람 당 한 개씩 만들었으며, 철사 줄의 길이를 길게 하여 상대방에게 겁을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아이들이 대체로 모였다고 생각될 때 한편에서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횃불을 휘두르며 공격을 개시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싸움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 없이 곧 결판이 났다. 아이들이 쫓겨서 도망하여 집에 들어가면 싸움은 끝이 났다. 이긴 마을의 아이들은 다시 모여서 횃불을 돌리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횃불싸움은 보기에는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는 사람을 상하게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불로 밀고 돌리고 휘젓고 하며 위협을 가하면 상대는 곧 겁을 먹고 도망가며, 이렇게 하여 승부가 결정되었다.

5. 윷놀이

설날 차례와 세배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윷판을 벌리는데 현재까지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민속놀이 중 하나이다. 통상 정월 대보름에서 설날 사이에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추석이나 겨울 농한기에도 행해진다. 윷은 채윷과 밤윷으로 나뉘는데, 채윷은 한 뼘 정도 되는 나무토막을 잘라 만들고 밤윷은 밤톨 크기의 작은 윷을 말한다.

6. 그림자놀이

주로 겨울밤에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이 맨손이나 여러 형태로 만든 종이를 등잔불에 비추어 모양을 만들며 노는 놀이이다. 특별한 비품이 들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항상 그림자놀이를 즐겼다. 종이와 손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불빛에 비추면 사람이나 동물의 형태가 그림자로 나타나는데, 이때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춤추는 듯한 모양이 된다. 손동작과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1970년대 농촌 지역에도 전기가 보급되면서 사라졌다.

7. 종경도치기

승경도(陞卿圖) 놀이라고도 한다. 대체로 밤이 길고 농한기인 겨울밤이나 명절에 친척이나 마을 주민들이 모여 주로 논다. 종경도 판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길이 1.5m, 너비 1m 정도의 삼합지나 또는 명주 천에 먹글씨로 씌어 있다. 사방 돌아가면서 둘레에는 이른바 외직인 8도의 감사, 병사, 수사, 주요 고을의 수령을 배치하며 중앙부의 첫 꼭대기에는 정1품부터 종9품까지 씌어 있다.

벼슬자리의 수나 종류는 만든 사람의 집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도판의 크기에 따라 중요 관직만 계급에 따라 적당히 배치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관직에 대한 명칭이나 차례를 익히며 학문에 자극을 주고자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종경도치기는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도 즐겼으며, 일명 승경도, 승정도, 종정도 등으로 불리는데 말하자면 ‘벼슬자리도판’이란 뜻을 가졌다. 노는 사람은 대체로 4명에서 8명까지 함께 놀 수 있다. 김천 지방에서는 1930년대 말까지 전 지역에서 고루 성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자취를 찾을 수 없다.

8. 연날리기

연날리기는 연령에 관계없이 남자들이 겨울에 즐기는 민속놀이로 현재까지도 널리 성행되고 있다. 주로 설날부터 바람이 강한 2월 말까지 행해졌다. 대보름날 밤에 연에 액을 실어 날려 버린다는 주술적 의미도 있다. 연에 송액영복이나 기원문을 적어 날려 보내면 일 년 간 나쁜 운수가 사라진다고 믿었다. 연은 한지와 대나무, 실을 주재료로 하여 만드는데 방패연과 가오리연이 보편적이고 두 개 이상의 연을 연결하거나 동물 형상을 한 창작연도 만들어졌다.

연날리기는 높이 띄우기와 재주 부리기, 연싸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겼다. 김천 지방은 전 지역에서 고루 연날리기가 행해졌지만 특히 감천 변의 바람이 강하고 긴 하천을 끼고 있는 김천시 감천면과 조마면, 구성면의 연날리기가 유명했다. 김천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정월 대보름 행사 때 민속연보존회에서 연날리기 시범을 보여 주고 참가자들에게 연을 배부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9. 사금파리놀이

계절에 관계없이 어린 소녀들이 하는 놀이 중의 하나이다. 놀이 도구가 사금파리인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금파리라는 것은 사기그릇의 조각을 말하는데, 날카로운 부분을 갈아서 둥글게 5㎝ 내외로 만들어 사용한다. 통상 두 사람이 놀이를 하는데 한 사람 당 2개의 사금파리가 필요하다. 놀이 방법은 ‘내린이’, ‘딱다구’, ‘깨이찌리’ 등 3가지가 있다. 내린이는 사금파리 한 개를 집게손가락과 장지 사이에 끼운 후 나머지 한 개의 사금파리를 그 손으로 공중에 던져 손등에 올린다. 그런 후 손을 기울이며 손가락과 손목을 이용하여 두 개의 사금파리를 10회 부딪히면 통과된다.

10. 씨름

김천은 전국에서도 가장 씨름이 성행했던 씨름의 고장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김천은 7월 백중에 직지천 변에 전국의 장사들과 수천 명의 구경꾼이 운집한 가운데 씨름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같은 김천 씨름의 전통은 1950년대까지 이어져 김천 장날이면 감천 변에 모래를 쌓고 통상 5일 간에 걸쳐 전국장사씨름대회를 매년 벌였다.

11. 장치기

장치기는 일명 ‘얼레공 놀이’라고도 불리는데, 옛날부터 말을 타고 공채로 공을 쳐서 일정한 구역에 통과시킴으로써 성패를 내는 놀이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장치기에는 소나무나 오리나무로 만든 작대기와 나무를 둥글게 깎고 칡으로 감싼 주먹 정도 크기의 공이 필요하다. 편을 갈라서 작대기로 공을 몰며 ‘울룰루’라고 소리를 치며 상대편으로 몰고 가는 놀이이다. 김천 지역에서는 김천시 지례면 여배리에서 겨울철 농한기에 보리밭이나 감천 모래밭에서 마을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널리 행해졌다. 1950년대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가 1984년 김천문화원 주관으로 장치기를 시범 공연한 이래 1990년까지 매년 김천농공고등학교 학생들이 장치기 시연을 벌여 오다가 지금은 중단되었다.

12. 낫치기

낫치기는 겨울에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간 머슴이나 농부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낫을 일정한 거리에서 던져 땅에 낫이 꽂히면 이기고 넘어지면 지는 놀이이다. 개인 간에 하거나 단체로 편을 갈라서 하기도 하는데 통상 지는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사전에 약속한 양만큼의 나무를 바치는 것이 관례이다. 김천 지역에서는 산악 지대가 많은 김천시 증산면과 대덕면 일대의 마을에서 1960년대 말까지 전승되어 왔다.

13. 지게싸움

겨울철 농한기에 머슴이나 농군들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편을 갈라 지게를 활용해 싸움을 하는 놀이이다. 지게싸움은 지게 발목의 끈을 동여 맨 부위에 양발을 올려놓은 후 지게 상단을 양손으로 잡고 지게를 타고 움직이면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놀이이다. 지는 편은 사전에 정한 양만큼의 나무를 이긴 편에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

14. 들돌놀이

들돌놀이는 고래로부터 농경 사회에서 남자들의 상징인 힘을 과시하고 겨루어 보는 오래된 놀이 형태이다. 농촌 마을의 입구나 정자나무 아래에는 통상 크기가 다양한 여러 개의 둥근 돌이 있는데, 이 돌이 들돌놀이의 도구로 사용된다. 단오나 백중 등 머슴들이 일손을 놓고 쉴 때에는 어김없이 돌을 드는 경기를 했는데, 대개 마을 유지들이 겨루기를 부추기거나 음식을 부상으로 냈다. 들돌은 무게 50~100㎏의 달걀 형상의 돌을 사용하는데, 두 팔로 돌을 껴서 땅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면 ‘땅짐’이라 하고 들어서 허리를 펴면 ‘배치기’라 하고 어깨 뒤로 던지면 ‘어깨넘기’라 했다. 내기에서 이기면 부상으로 내놓은 푸짐한 음식상을 독상으로 받았다.

15. 꼰[고누]

꼰은 김천 지방에서 고누라고도 했는데 대개 2인이 두는 경우가 많았다. 땅에 작대기를 이용해 말밭을 뜻하는 선을 긋고 풀잎이나 나무, 돌 등 구별이 가능한 자연 소재들로 말을 정한다. 서로 한 번씩 자신의 말을 행진하여 상대방의 말이 나갈 길을 차단하거나 포위하여 잡아 승부를 가린다. 김천 지방에서는 샘꼰, 참꼰, 물래꼰 등 세 종류의 놀이가 성행했다.

16. 그네뛰기·널뛰기

그네뛰기와 널뛰기는 대표적인 여성 민속놀이로 그네뛰기는 음력 정초와 추석 등의 명절에 성행했고 널뛰기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주로 이루어졌다.

17. 콩숨기기

정월에 부녀자들이 주로 하는 놀이의 하나로 김천 지방에서는 ‘가락지 돌리기’라고도 했다. 콩숨기기는 두 패로 나뉘어서 가락지를 돌리면서 논다. 통상 이기는 편을 남선패, 지는 편을 북선패라 해서 북쪽으로 가라고 끄집어내면 안 나가겠다고 발버둥을 치면서 논다. 이기는 쪽은 춤추며 노래하고 지는 편은 먹을 것을 마련해 준다. 김천 지방에서는 김천시 대덕면 연화리에서 1970년대까지 성행했다.

18. 보싸움

보싸움은 농경 문화인 우리나라에서 어른들이 하천의 보(洑)를 막아 논에 물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본 아이들이 모방하여 만들어낸 대표적인 모방 놀이 중 하나이다. 통상 10명 내외의 아이들이 모이면 작은 하천에서 편을 갈라 위, 아래로 나뉜 후 모래를 모아 물의 흐름을 막는다. 위에서는 모래를 쌓아 물을 가두고 아래에서는 일순간 닥칠 많은 양의 물을 견딜만한 튼튼한 둑을 만든다. 양편의 물막이가 형성되면 신호에 따라 상부의 보를 일시에 허문다. 쏟아져 내려간 물이 하부의 물막이를 터트리면 위 팀이 이기고 하부의 둑에 물이 갇히게 되면 아래 팀이 이기는 것이다. 한여름에 물놀이를 겸해서 하는 대표적인 하천 놀이로서 김천 지역에서는 지례면 여배리에서 1970년대까지 성행했다.

19. 못치기

땅에 큰 못을 꽂으면서 상대방의 못을 넘어뜨리는 놀이로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한다. 못이 땅에 박히지 않으면 지게 되고 상대방 못을 넘어뜨리면 이기게 된다. 또 달리 1개의 못을 땅에 박아 놓고 못 옆구리를 치면서 땅에 꽂을 때 원래 박아 놓은 못이 튕겨서 멀리 가는 편이 이기기도 한다.

20. 토끼싸움

남자아이들이 편을 갈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마주 보고 서서 한 사람씩 나와서 한 발을 들어 양손으로 쥐고, 다른 한 발로 깨금발을 뛰면서 상대편을 넘어뜨리거나 상대방이 손으로 쥔 발을 놓으면 이기는 놀이이다. 한 사람씩 싸워서 이긴 사람이 많거나 이긴 사람이 계속해서 상대편을 맞아 싸워서 싸울 사람이 없으면 이기게 된다. 김천 지방에서는 닭싸움이라는 이름으로 성행했다.

21. 오간놀이

사방치기라고도 하며 땅에 ‘用[용]’자로 선을 그려 6간이 되도록 한다. 왼쪽 밖에서 ‘옥자’로 불리는 납작한 돌을 첫째 칸에 던진 후 발로 차서 선에 걸리지 않게 한 바퀴를 돌아오는 놀이이다. 주로 여자 어린이들이 많이 하는 놀이로 칸의 크기는 자유자재로 키우고 줄일 수 있다. 전체가 6칸임에도 오간놀이라 부르는 이유는 통상 한 칸은 돌을 차지 않고 쉬는 칸이므로 오간놀이라 한다.

22. 수박치기

수박치기는 주로 10세 내외의 소녀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집안 어디에서라도 즐길 수 있는 놀이이다. 여자아이들은 짝을 맞추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데 “수박치세 수박치세, 연골 큰애기 수박치세, 수박치세 수박치세, 말바우 큰애기 수박치세.”라고 노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수박은 박수치는 것을 의미하며, 노래 가사는 즉흥적으로 바꾸어 부르기도 한다. 먼저 손뼉을 치고 오른손을 부딪쳐 소리를 낸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른손을 등에 대고 난 후 박수를 치거나 박수를 한 번 더 치기도 한다. 노랫말에 맞추어 박수를 치기 때문에 노래가 빨라지면 박수도 빨라지며 누가 빨리 치는가를 경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