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900028
한자 口碑傳承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기도 가평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덕묵

[정의]

경기도 가평군에서 말로 전승되어 내려오는 설화와 민요 등의 민간 지식의 총체.

[개설]

구비전승은 문자가 아닌 말로 전승되어 내려온 설화, 민요,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이 포함되며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 등으로 분류된다. 신화, 속담, 수수께끼, 민담 등은 가평 지역을 배경으로 한 것이 조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전설과 민요를 중심으로 서술하도록 한다. 가평 지역의 전설은 도읍지 탈락 전설, 사찰연기 전설, 부래산 전설, 장자못 전설, 아기장수 전설, 의견 전설, 약수 전설, 바위를 소재로 한 전설, 고개를 배경으로 한 전설, 인물 전설, 효행 전설 등이 있다.

[전설]

1. 도읍지 탈락 전설

가평 지역민이 중앙의 권력에 대해 가지는 의식은 「삼각산에게 서울을 빼앗긴 울업산」, 「서울이 될 뻔한 설악면 회곡리」 등의 전설에서 보여진다. 전자의 내용으로 살펴보면, 서울에 있는 삼각산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울업산이 서로 자기가 도읍지의 주산이 되려고 하였는데 삼각산이 먼저 도읍지의 주산이 되었다. 그래서 울업산이 서울을 등지고 울면서 주저앉았다고 하여 ‘울업산’이라고 한다는 내용으로 전해져오고 있다. 이러한 전설을 통해 중앙에 대한 집념과 중앙으로부터의 소외에 대한 애석함의 복잡한 감정이 있으며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 사찰연기 전설

현등사의 전설인 「불길이 인도해 준 절터」가평읍 이화리에 있었던 어느 절의 「효성으로 지은 절」 설화가 있다. 전자는 부처의 계시로 터를 잡은 신화적 성격이 강하며 후자는 절을 짓게 된 내력에 관한 민담적인 성격이 짙다.

3. 부래산 전설

부래산은 산맥과 연결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봉우리로 되어 있는 작은 산으로 다른 곳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래산이 원래 위치에 있던 고을의 관리가 현재의 위치에 있는 마을에 와서 자기네 고을에서 온 산이기 때문에 세금을 받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소년이 부래산이 떠내려 와서 논에 자리 잡아 농사를 못 지었으니 손해를 물어내고 산을 가지고 가라고 하여 그 후로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가혹한 세금에 시달렸던 참상과 그것을 거부하는 민중들의 심성이 담겨있는 전설이다. 상면 연하2리 반계동의 동구산과 설악면 위곡2리 벌미마을의 동동산을 예로 들 수 있다.

4. 장자못 전설

장자못 전설은 부자의 횡포에 대한 서민들의 비판을 담고 있는 전설이다.

인색한 부자에게 중이 찾아와서 시주를 부탁하니 부자는 시주 대신 쇠똥을 주었다. 보다 못한 며느리가 중을 따라가서 쌀을 시주하니 중이 말하기를 살고 싶으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고 따라오라고 하였다. 고개를 올라가는 중 별안간 벼락이 치면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기와집이 없어지고 큰 못이 생겼으며, 큰소리에 뒤를 돌아본 며느리는 그대로 돌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인색한 시아버지와 부잣집의 파멸을 수긍하지만 며느리의 죽음에 대해서는 연민의 정을 느끼고 며느리바위를 서낭신으로 모신다.

장자못 전설은 창세신화 속의 장자징치담(長者懲治譚)이 신성성을 상실하고 전설로 변모된 것이다. 신화에서는 천신인 천지왕이 지신인 장자를 징치하고 지상에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 내용인데 전설에서는 중이 심판자가 되어 인색한 부자를 징벌한다. 가평읍 달전1리에 장자못 전설이 전해진다.

5. 아기장수 전설

아기장수 전설은 통치자의 압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소극적이고 근시안적인 민중의 자기비판적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가난한 어느 집에 아기장수가 태어나자 서민가정에서 장수가 태어나면 삼족을 멸한다는 것이 두려워 부모가 스스로 아이를 죽인다는 전설이다. 아기는 죽으면서 콩 석 섬과 팥 석 섬을 자기와 함께 묻어달라고 하며 그 장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사흘 후 마을 부근 용소(龍沼)에서 용마가 나와 자기가 태울 장수를 찾는다. 그러나 장수가 없자 용마는 사흘 후 죽었다. 얼마 후 관군들이 아기를 찾자 부모는 묻은 곳을 알려주었고, 무덤 속 콩은 말이 되고 팥은 군사가 되어 장수와 함께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으나 무덤을 파헤친 관군들에 의해 모두 죽는다. 부모도 병들어 죽고 집안도 몰락하는데 그 집안은 옛날에 실제로 있었던 가문이라고 전해진다. 당시 용마가 나온 용소, 바위에 새겨진 용마의 발자국, 용마를 묻은 말무덤 등이 지금도 남아있다. 아기장수 전설은 북면 화악1리, 가평읍 읍내리, 가평읍 산유리, 청평면 상천리, 설악면 설곡리 등지에서 전해지고 있다.

6. 의견(義犬) 전설

의견 전설은 개가 죽음에 처한 주인을 구하고 죽는 이야기이다. 가평읍 상색리 개무덤에 이러한 의견전설이 전승되어 온다. 실제로 상색리에 개무덤은 없으나 ‘개모둠’, ‘개미데미’ 등의 발음이 ‘개무덤’으로 변하고 이에 따라 의견 전설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7. 약수 전설

약수 전설은 질병을 고쳐주거나 아들을 낳게 해주거나 용력이 넘치는 장수가 되게 하거나 배우자를 만날 수 있게 하거나 육신이 가벼워져서 공중을 날 수 있게 하는 등의 신비한 효험을 강조하는 전설이다. 가평에는 명지산, 삼남종, 보납골, 온수재, 한얼, 축령산, 남이터, 빛고개, 설곡리 등지의 약수전설이 있다.

8. 바위를 소재로 한 전설

바위는 불변성의 표상이다. 특정 인물의 변하지 않는 마음, 외모 등을 표현하고자 할 때 바위전설을 이용한다. 하면 하판리 눈썹바위는 선녀를 기다리다가 바위가 된 총각, 가평읍 복장리 사모바위는 총각과 처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 청평면 상천1리 문바위는 피란민을 구해 준 바위, 설악면 미사2리 베틀바위는 임을 기다리다 죽은 각시에 대한 전설이 있다.

9. 고개를 배경으로 한 전설

전설에서 고개 마루를 향하여 올라가는 행위는 본능이 절정을 향하는 현상에 해당한다. 배고픈 산모가 백정은 식욕, 금욕하여야 하는 젊은 중은 성욕, 청빈해야 할 선비는 물욕, 생명의 위협 속에 있는 선비는 생존 본능이 절정에 이른다. 북면 백둔리 아재비고개는 자기가 낳은 갓난아기를 뜯어먹는 산모, 가평읍 마장2리 나누목고개는 문상을 가다가 그냥 돌아온 촌장, 상면 행현1리 백정고개는 쇠고기를 먹고 죽은 백정, 상면 항사리 비치네고개는 닭의 인도로 금덩이를 얻은 선비, 상면 상동리 비금이고개는 판단을 잘못해 죽은 선비, 설악면 위곡3리 목빈고개는 죽음으로써 정절을 지킨 처녀의 전설이 전해진다.

10. 인물 전설

인물 전설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서민들의 평가이다. 지배계층의 특정 인물이 현실에 대응해 나간 방법을 서민들은 어떻게 해석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가평에서 전승되는 인물로는 궁예의 부인 강씨[북면 적목리], 세조[상면 행현2리], 한호[상면 연하1리, 가평읍 보납산], 이천보[상면 연하2리], 유몽인[가평읍 하색1리], 김육[청평4리] 등이다. 가평읍 읍내리 보납산에 전해지는 「한석봉이 감추어 놓은 벼루」를 사례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한석봉이 가평군수로 있을 때 자기가 사용하던 벼루와 보물을 보납산에 감추어놓았다. 그 후 사람들은 보납산에 가서 여기저기 다니며 그 벼루와 보물을 찾는데 그래서 보납산에 파인 곳이 많고 굴려진 바위가 많다고 한다.

11. 효행 전설

한국의 설화 중 편수가 가장 많고 전승력이 강한 것이 효행설화라고 하는데 효를 중시했던 우리문화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헌설화에는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효성을 주제로 하는 설화가 많으나 구비설화에는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효성에 대한 설화가 많다. 효행설화 중 시아버지에 대한 며느리의 효성에서 빼어난 작품이 보이며 효행설화의 절정은 자식을 죽여서 부모를 받드는 것이다. 「손가락을 자른 효심」[북면 적목리], 「하늘이 내린 꿩」[북면 소법리], 「북두칠성에 빈 효심」[가평읍 경반리], 「신령이 내려준 꿩」[가평읍 경반리], 「효성으로 지은 절」[가평읍 이화리], 「삼년 동안 시묘살이를 한 효자」[가평읍 이화리], 「부친의 변을 맛보아 병세를 확인한 효성」[가평읍 복장리], 「산신령이 내려준 솥」[청평면 하천1리], 「부친의 대소변을 맛본 효성」[청평면 삼회1리], 「모친을 살려내고 대신 체포된 효자」[상면 태봉리], 「효자와 선녀의 사랑」[설악면 사룡리], 「시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낸 며느리」[설악면 미사리] 등이 있다.

[민요]

경기도 가평군의 민요는 향두가, 성토가, 김매기소리, 진드기타령, 자장가[달강달강], 공놀이노래, 고무줄노래, 논매는 소리[상사뒤야], 미나리[논매는 소리], 한탄가[산지조종은], 공놀이동요[우리집 옆에], 모심기노래, 진미널이, 가평경탄가, 밭갈이노래, 메나리, 지게꾼의 소리, 새쫓기노래, 한탄가[창부타령], 애원가[물레타령], 백두산타령, 화투타령[화투뒷풀이], 소모는소리[홀갈이소리], 소모는소리[쌍겨리소리], 상여소리, 회닫이소리, 지경닫이소리, 엮음수심가, 산염불 등과 같은 다양한 민요가 있으며 『한국구연민요』[집문당, 1968], 『가평군지』[가평군지편찬위원회, 1991], 『가평군의 역사와 문화유적』[가평군, 1999] 등에 자세하게 연구되어 있다.

가평 지역의 민요는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노동요로는 ‘밭가는 소리’가 가장 많이 조사되었다. 밭가는 소리는 ‘소모는 소리’라고도 하는데 소를 몰면서 밭을 갈 때 부르는 소리이다. 주로 소에 대한 지시와 독려로 노랫말이 이루어져 있으며 소를 모는 사람의 심정이나 신세타령 등이 들어가 있다. 가평 지역의 밭가는 소리는 쌍겨리소리이다. 산지의 비탈진 밭을 가는 데는 두 마리로 갈았다. ‘밭가는 소리’ 외에 ‘써레질하는 소리’, ‘걸게질하는 소리’ 등이 있으나 모두 소를 모는 소리에 속한다. 논매는 소리는 미나리와 방아타령 등이 조사되었으며 북면 화악리, 도대1리, 목동리에서는 ‘상사데야’, 북면 소법리는 ‘단허리’를 하였다. 상면 율길리에서는 ‘방아타령’을 했는데 두레를 조직하여 기를 꽂고 다니면서 논을 매었다. 목도소리도 많이 했는데 나무뿐만 아니라 강변에서도 큰 돌을 옮길 때 사용하였다.

‘자장가’와 ‘둥게둥게’ 같은 양육요도 조사되었으며 의식요로는 상여소리가 조사되었는데 다른 소리에 비해 전승이 활발하였으나 점차 줄고 있다.

유희요는 강원도 민요와 경기도 민요가 함께 나타나는데 주민들은 경기민요를 선호하였다. 대표적인 노동요인 밭가는 소리나 미나리 등이 전형적인 메나리토리를 보이는데 비해 유희요의 노래는 창부타령, 청춘가, 노랫가락 등의 통속민요가 주를 이룬다. 어랑타령도 보이는데 놀거나 나무를 할 때 많이 불렀다. 경기민요를 비롯하여 수심가나 엮음과 같은 소리를 했으며 강원도 소리도 많이 하였다.

[현황 및 의의]

경기도 가평 지역의 전설은 타 지역과 비슷한 구성으로 전해져온 것들이 많지만 가평 지역민이 중앙의 권력에 대해 가지는 자긍심, 부족감 등의 의식을 나타낸 도읍지 탈락 전설과 같은 가평 지역만의 특징을 나타낸 전설도 전승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경기도 가평군은 강원도와 인접하게 위치해 있어 강원도 민요와 함께 경기도 민요의 영향을 받은 지역적 특징이 있다. 따라서 가평군의 민요는 경기민요와 비롯해 수심가나 엮음과 같은 소리를 했으며 아라리나 어랑타령같은 강원도 소리의 특징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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